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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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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의약분업으로 막대한 돈이 들어 의료보험이 올해 4조원의 당기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잘못된 정책 예측〓시간이 흐르면 의약분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국민 건강권이 향상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은 빗나갔다.
보건복지부가 16일 공식 발표한 ‘의료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분업 5개월째인 지난해 12월의 경우 항생제를 포함한 약 사용량에 큰 차이가 없었고 약 처방일수는 오히려 늘었다. 주사제 사용만 55%에서 48%로 약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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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보파산 원인]적자 올 4조…갈수록 '눈덩이' |
막대한 의보재정을 쏟아 붓고 분업효과가 거의 없는데도 정부는 분업의 부작용을 애써 축소하고 있다. 연간 4조4350억원의 추가 지출 요인이 생겼지만 이중 분업영향은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
| ▼표▼ |
| - 연도별 수진율 현황 - 연도별 급여비 현황 - 연도별 보험료 수입 현황 - 건강보험 재정현황 - 월별 진료비 추이 - 요양기관 종별 월 진료비 심사결정액 - 연도별 주사제 건수비 - 주사·경구용항생제 동시처방 건수 - 약국 처방전 조제청구건수 현황 |
그러나 의보수가 인상, 진료비 정액구간(환자가 2200원만 내는 진료비 총액) 조정 등은 모두 분업 시행과정에서 의료계와 국민을 달래려고 내놓은 대책이어서 의약분업이 의보재정 악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월별 진료비의 추이를 보면 총진료비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이 994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평균 1조5086억원을 기록, 51.7% 늘어났다.
특히 환자 본인 부담금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이 330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 4000억원을 넘었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건강권이 좋아졌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복지부는 99년부터 분업을 추진하며 의보통합과 의약분업으로 돈이 더 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다 분업 한달을 앞두고 연간 1조5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든다고 인정했었다.
▽파산 상태인 의보재정〓올해 보험재정 수입은 10조381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 늘어나지만 지출은 14조3531억원으로 42%나 급증해 3조9714억원의 당기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의약분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해 11월 이후 병의원과 약국에 지급하는 보험 급여비가 60∼70%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작년 말까지 남은 적립금(9189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3조525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지역의보는 1조6694억원, 직장의보는 2조302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당기 수지면에서는 직장보험 사정이 훨씬 안좋다. 직장의보는 계속 흑자를 유지해오다 의보통합이 거론된 97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2조원대의 적립금이 지난해 8359억원으로 줄었다.
복지부는 “올해 국고지원액을 모두 상반기에 끌어다 쓰고 보험료 징수율을 높이는 등 재정을 절감해도 직장의보는 5월, 지역의보는 7월경 파산상태에 이른다”며 “보험료 인상과 국고 추가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