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그린스펀 '블랙 먼데이' 처방시기 놓쳤나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58분


미국 뉴욕 증시의 폭락에 따라 금리정책의 키를 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12일의 블랙 먼데이(Black Monday)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일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어 그의 ‘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의 관심사는 은행간 콜금리에 적용되는 연방기금 금리의 인하폭. 경제 전문가들은 12일 발표된 ‘2월 중 소비지출’을 비롯해 이번 주 잇따라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들이 금리 인하 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FRB는 최근 ‘2월 경기동향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인플레가 진정되고 소비지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달 27일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행한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 이 때문에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를 현행 5.5%에서 0.25% 포인트 정도만 추가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제조업 부문의 투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다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이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를 0.5% 포인트까지 추가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금리인하폭이 어느 정도이건 간에 이번 증시 폭락사태로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금리정책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6개월 이상의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작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