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또 바닥이라고? 더이상 못믿겠다" 미 투자자들 불신 확산

  • 입력 2001년 3월 13일 11시 12분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라" "주식은 훌륭한 장기투자대상이다" "지금이 시장으로 진입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드디어 바닥을 쳤다" "더이상 나빠질 수는 없다"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향해 추락하고 있을 때 전문가들은 4000선, 3000선이 무너질 때와 마찬가지로 이같은 상투적인 말들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곰(약세장)'을 반기며 주식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고 이제는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라"와 같은 교훈은 95~99년 나스닥지수가 20% 상승했을 때나 의미가 있는 말이다.

나스닥지수가 상승한 상태에서 98년 러시아 부채위기 때처럼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을 때 통용될 수 있는 교훈인 것이다. 이때는 투자자들이 뉴욕증시의 일시적인 하강 후 곧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을 견지할 수 있기 때문.

골드만삭스의 애비 코헨은 미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며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왔다. 이를 받아들인 투자자들은 장기간 주식을 보유했지만 결국 손해를 본 사람들이 속출하고 말았다.

나스닥지수가 2000선이 붕괴하면서 이제는 증시전문가들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아직도 바닥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헤르조크하이네게덜트의 기술 애널리스트인 엘라인 야거는 "나스닥 하락은 하강하는 롤러 코스터와 같다"며 "차례로 1960, 1800, 1711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스프레스 파이낸셜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피터 앤더슨도 "시장을 호황으로 돌릴만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나스닥지수의 추가하락을 내다봤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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