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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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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임에는 시인 고은 신경림 김지하, 소설가 이문열, 문학평론가 유종호 염무웅 김윤식 김치수씨 등 문인들과 김원기 민주당 최고위원, 이부영 한나라당 부총재, 박석무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유현목 영화감독, 김학준 동아일보사 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유신 독재 시절 ‘감옥 동기’였던 김지하씨는 축사를 통해 “이호철 선생은 감방에서 변기통 벽에다 추사 김정희의 글을 베껴 쓸 정도로 여유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서 “문학 작품을 통해 남북 통일에도 큰 기여를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고은씨는 이씨에 대해 “50년 문학인생 동안 늘 젊은 정신을 잃지않았다”면서 “그의 인생과 작품은 후대들에게 분단의 아픔을 전해주면서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축배를 제의했다.
행사 내내 겸연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호철씨는 “벌써 70세가 됐다는 것이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고 밝히고 “요즘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머지않아 면회소가 설치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녀가면 통일이 실제적인 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통일은 이론적인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한살림 한솥밥을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씨의 고희를 맞아 7권짜리 선집(選集)도 간행됐다. 이 선집은 소설집 5권, 평론집 2권으로 되어 있으며 통일을 주제로 쓴 칼럼을 모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도 함께 선을 보였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