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이단"…100년전 파문조치 철회 않기로

입력 2001-03-02 18:32수정 2009-09-2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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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작가로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존경을 받고 있지만 교회로부터는 끝내 용서를 받지 못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100년 전인 1901년 톨스토이에게 내린 파문조치를 철회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민영 NTV에 따르면 러시아 정교회의 최고 지도자 알렉세이 2세 총주교는 “당사자가 회개해야 파문을 철회할 수 있는데 그는 생전에 분명히 정교회와 기독교에 반대하는 견해를 보였다”며 “단지 10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고 사면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브세볼로드 차플린 신부는 이와 관련해 “파문은 저주가 아니며 다만 그의 신앙이 정교회 교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사상가였던 톨스토이는 원래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나 점차 정교회와 다른 독특한 신념을 갖게 됐다.

그는 “인간은 자기시험과 내적 개혁을 통해 자신 속의 선(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해 교회의 유일성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파문당했다.

손자인 블라디미르 톨스토이 등 유족들은 그동안 ‘국민적 화해’를 위해 할아버지의 사면을 호소해 왔다.

유족들은 “대다수가 정교도인 러시아인들은 학교에서는 위대하다고 가르치는 대문호가 정작 교회에서는 이단자로 취급되는 현실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플린 신부는 “러시아 국민은 정교도든, 아니든 톨스토이를 작가로 존경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국민적 존경과 이단적인 종교관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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