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내이사 줄어든다

입력 2001-03-02 18:32수정 2009-09-2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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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현재 12명인 등기이사 수를 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존 사외이사 4명은 그대로 두고 사내이사를 8명에서 4명으로 축소할 계획.

삼성전자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 등기이사 수를 종전 14명에서 7명으로 대폭 감축한다.

기업들이 이사진을 ‘소수 정예’로 구성하는 것은 자산 2조원 이상인 대형 상장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이사회 멤버의 절반 이상으로 채워야 하지만 적당한 인물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 경영전횡 견제 등 사외이사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꿎은 사내이사만 탈락〓LG전자는 사내이사로 구본무 대표이사 회장, 구자홍 대표이사 부회장, 정병철 대표이사 사장과 허창수 LG전선 회장 등 4명을 재선임할 계획.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장 등 4명은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된다.

등기이사 20명 가운데 사외이사가 6명으로 30%에 불과한 삼성전자도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다가 사외이사를 한 명 더 늘리는 대신 사내이사는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대표이사는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외에 반도체 디지털가전 등 각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인까지 포함해 12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등기이사에 끼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는 5, 6명은 ‘본의 아니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

LG전자측은 “이사 수를 종전처럼 12명으로 유지하려면 사외이사를 2명 더 뽑아야 하는데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서 전자산업의 식견을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스톡옵션 부여 등을 둘러싸고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것도 사외이사 구인난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제도도입 취지 퇴색 우려〓이사진의 축소는 의사결정의 효율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참여연대 장하성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이사회는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고 견제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상임이사를 굳이 여러 명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이사 수는 16명이고 IBM은 12명, 휴렛팩커드(HP)는 10명이다.

그러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할 핵심이사가 빠지게 돼 우려도 크다. 모 그룹 임원은 “회사가 사내 등기이사를 많이 둔 데는 그럴 만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회사의 영업활동과 법적으로 얽힌 게 많아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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