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민주당 총무경선전 돌입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34분


4일 후보들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민주당 원내총무 경선전은 몇 가지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투표(9일)를 닷새 앞둔 4일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김덕규(金德圭) 이상수(李相洙) 천정배(千正培)의원으로 모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김심(金心)’이 작용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 후보 모두 “‘김심’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이를 직접 표현해 영향을 미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교동계가 적극적으로 미는 후보가 없는 점도 특징이다.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 등의 2선 후퇴로 초조해진 동교동계가 힘 과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았지만, 동교동계 의원들은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동교동계의 향배는 관심거리다. 이상수 후보는 아예 “나는 동교동계, 특히 권 전최고위원과 친하며 동교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 김덕규 후보 또한 “누가 권 전최고위원과 먼저 형님, 동생한 사이냐”며 자신이 권 전최고위원과 더 가까운 사이임을 강조하고 있다.

세 후보는 또 경쟁적으로 최고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부탁하고 있지만, 최고위원들은 엄정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의 측근들은 “특정후보를 지지해 얻을 점수보다 다른 후보들로부터 잃을 점수가 더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의 선거운동은 철저한 맨투맨 방식이 되고 있다. 현재 김후보는 당내 중진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고, 천후보는 ‘386의원’ 등 소장개혁파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후보는 ‘고른 지지’를 주장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개혁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김후보는 보수파로, 이후보와 천후보는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다.

이후보는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을 찾아가 “김최고위원이 재야의 리더라면 후보 단일화를 통해 개혁파에서 총무가 나오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하기도 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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