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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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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1월 30일자 A31면 기사와 A5면 사설을 통해 교육장관의 빈번한 교체가 정책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는 적절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완상 신임 교육부총리의 특강 내용을 자세히 보도한 1일자 A2면 기사의 제목은 ‘평화 원치 않는 사람들 북한 퍼주기론 꾸며내’였다. 과연 제목을 그렇게 달아야 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A3면에는 ‘색깔 차 드러내는 DJP’라는 제목에 ‘한완상씨 사상 헷갈린다’라는 소제목과 그의 진보적 성향이 문제라는 자민련측 입장을 소개한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2일자 A4면에서도 한부총리의 양당 총재 방문 기사를 보도하면서 ‘한완상 호된 신고식’이라는 제목을 달아 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한부총리가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르고 혼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
한부총리의 임명에서 근본적인 쟁점은 그의 역량과 새 기구가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부총리로 임명되기 전에 학자로서 행한 발언은 말단적 사안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한부총리가 논쟁의 소지가 많은 주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은 ‘편집 기술’을 활용해 그의 주장이 지닌 편향성만 강조해서는 곤란하다. 언론은 그의 주장이 지닌 논리적 현실적 타당성을 체계적으로 파헤치는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아일보는 건강면을 정기적으로 제작하는 등 국민 보건과 건강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높은 관심을 지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런 연장선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인간 광우병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광우병에 관한 주요 기사는 최근 1주일 동안만 보더라도 1월 27일자 A25면의 국립보건원이 인간 광우병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시작으로 1월 31일자 건강면의 광우병에 대한 심층보도, 1일자 A31면의 국내외 광우병 파동에 관한 기사, 2일자 오피니언 페이지의 시론 ‘광우병, 우린 괜찮나’ 등이 있다. 1월 29일자 사설은 광우병과 홍역에 대한 정부 당국의 느슨한 대책을 문제로 지적했다.
사실 질병에 관한 보도는 자칫 잘못하면 불필요한 불안감을 증폭시켜 역기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동아일보의 광우병에 관한 일련의 보도는 양적 질적으로 충실하게 보도하면서도 기사 내용과 제목에서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처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홍역 문제에 관해서는 1월 3일자 사회면 톱기사로 홍역 발생 비상을 다른 언론에 앞서 보도하고도 홍역에 관한 심층적인 보도가 뒤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성경륭(한림대 교수·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