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세불리기 가속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8시 30분


끝없는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였던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사태는 선수협의 세불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 구단 사장단이 한발 물러서는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선수협 가입 신청서를 심정수에게 위임한채 일본 돗토리현으로 떠났던 두산의 간판타자 김동주가 22일 팀동료보다 하루빨리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동주의 굳은 표정이 심상치 않다.

8개구단 사장단 모임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대화를 원하는 온건 제스처를 취했다. 이사회는 5시간여의 마라톤 회의 끝에 선수협의 사단법인화는 절대 반대지만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6명의 선수가 순수하게 선수협 활동을 할 것을 동의한다면 보류권 포기를 철회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사회는 또 조속히 새로운 선수협을 결성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선수협측에서 면담제의를 해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사회가 선수협 비가입선수들의 집단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낀 탓도 있겠지만 파국은 피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1일 밤 LG 소속 38명이 선수협에 집단 가세하고 현대 선수들이 집단 해고의 부당성을 지적한데 이어 22일에도 해태 15명, SK 31명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해 선수협 가입 선수는 당초 28명에서 112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한화는 이날 모임을 갖고 39명이 일단 가입신청서를 작성, 잠정적인 선수협 가입 선수는 총 151명으로 KBO 등록 선수 375명의 40.2%에 해당한다.

이밖에 롯데는 23일 박석진의 결혼식장에서 전체 선수가 모일 예정이고 두산도 이날 일본 돗토리현에 전지훈련을 떠난 선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자리를 같이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하와이 전훈중인 삼성도 전날 대구에서 이승엽 이강철 김한수 정경배 등 중견선수 14명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선수협을 지원하는 여야 국회의원 16인 모임은 6명의 선수협 소속 선수가 방출된 것과 관련해 KBO의 결정이 적법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검토를 요청하고 공청회 개최와 국회 차원의 중재노력을 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예술인 134명도 이날 “KBO와 구단은 선수협 대표자 방출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선수협 지지를 밝혔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