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美 노조·구단주 대등 위치, 日 85년 노조로 탈바꿈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35분


선수 노조가 있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도 ‘헌법을 초월하는 악법’은 남아 있다.

직업선택의 자유인 타구단으로의 이적을 원천 봉쇄한 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 시한과 임의 탈퇴 공시, 신인 지명 보류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경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선수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미국은 선수노조가 구단주와 동등한 위치에서 단체교섭권을 가질 정도.

미국은 1885년 선수동맹을 창설했지만 구단의 방해와 어용 단체의 출현, 선수의 무관심으로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후인 1946년 아메리칸베이스볼 길드가 조직돼 연봉 하한제와 연금제를 관철시켰고 53년 마침내 선수노조를 결성했다.

선수노조는 66년 철강노조 출신의 쟁의 전문가 마빈 밀러가 대표가 되면서 대변혁기를 맞게 된다. 밀러는 현대판 노비 문서인 종신계약제를 자유계약선수제로 바꿨고 연봉조정 신청제도를 도입했다. 그가 재임한 66년에서 82년 사이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1만9000달러에서 24만달러로 13배나 껑충 뛰었다.

노조는 81년 50일간 파업을 주도했고 94년엔 샐러리캡(연봉상한제) 도입에 반대해 의회와 클린턴대통령까지 중재에 나섰음에도 월드시리즈를 무산시키는 등 강력한 힘을 행사했다.

일본은 1980년에야 선수회를 발족시켰다. 노조로 탈바꿈한 것은 83년 롯데 다카하시의 일방적인 해고에서 비롯됐다. 친목 모임만으로는 힘들다고 여긴 선수들은 2년후 선수노조를 만들었고 93년 프리에이전트 자격획득 기간을 10년에서 9년으로 줄이는 한편 최근에는 에이전트 제도 도입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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