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 '도로 1미터당 5700만원' 확장공사

  • 입력 2000년 12월 19일 22시 14분


‘도로 1m 확장에 사업비 5700만원.’

울산시는 구시가지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2004년까지 총 사업비 1143억여원을 들여 중구 학성동∼옥교동 도로 2㎞ 구간을 폭 4m에서 20m로 확장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가운데 순수 공사비는 96억원(8.4%)에 불과하고 나머지 1047억원은 모두 보상비.

보상비가 이처럼 많은 것은 도로 확장 대상부지에 현재 건물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다 땅값도 공시지가로 평당 평균 260여만원이 되기 때문.

그러나 내년 5월 보상비 지급이 시작되면 지주와 건물주들이 공시지가나 감정평가액보다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사업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이달 초 도로 개설을 위해 내년 예산에 80억원을 책정, 시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관련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는 “보상비가 이처럼 많이 소요되는 곳에 굳이 도로를 확장할 필요가 있느냐”며 전액 삭감한 뒤 최종 결정을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이에 심완구(沈完求)시장과 지역 출신 김태호(金泰鎬·한나라당)의원이 나서 “구시가지의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시가지를 관통하는 이 도로가 확장돼야 한다”며 시의원들을 설득한 끝에 예산결산위에서 사업비 60억원이 반영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 외곽지역에는 보상비와 공사비 비율이 평균 50대 50 정도지만 도심의 경우 90대 10 수준”이라며 “외환위기 이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그나마 보상비가 적게 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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