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컷 런스 딥>,한인 청년들의 뿌리없는 삶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9시 02분


뉴욕의 한 중국식당 배달원인 벤(알렉스 매닝)은 혼혈 한국인. 벤은 배달을 간 아파트에서 한국인 갱단 보스 JD(데이빗 맥기니스)를 만나고, 묘한 분위기의 그에게 호감을 갖는다. 그 후 벤은 경찰의 감시망에 갇힌 JD의 탈출을 도와주며 갱단의 일원이 된다.

재미교포 이재한 감독의 데뷔작 ‘컷 런스 딥(The Cut Runs Deep)’은 뉴욕 뒷골목을 배경으로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떠돌다 꺾이고 마는 청춘을 그렸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미국 땅에서 자란, 뿌리없는 젊은이들이다. 벤은 JD를 선망하지만, JD는 목숨을 내놓은 하루살이 인생에 벤을 더 이상 끌어들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 관련기사

[씨네리뷰]<컷 런스 딥> 젊음, 폭력, 방황에 관한 화두

청회색 톤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은 이 영화의 장점. 반면 ‘상처가 깊게 흐른다’는 뜻의 제목과 달리 성장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평범하다는 게 이 영화의 한계다. 벤과 JD 역의 실제 혼혈 배우들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멋있는 외모가 돋보이지만, 연기를 한다기보다 CF모델같기만 하다. 절대 웃지 않는 JD의 고뇌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도 이 배우의 연기를 ‘겉멋’으로만 보이게 만든다. 16일 개봉. 18세이상.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