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메릴린치 내년 시장전망]"美증시 아직 바닥 아니다"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20분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미국 증시가 당분간 추가 하락할 위험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내년에 연착륙할 것이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내년 상반기 중 금리를 0.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메릴린치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01년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근거는 △금리 인하가 한 달 이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적고 △주가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펀드의 현금보유비중이 아직은 낮다는 점.

보고서는 FRB가 12월이나 내년 1월중 금융정책 기조를 ‘인플레 우려’에서 ‘중립’으로 변경한 뒤 내년 3월과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총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는 3.7%에서 3.3%로 하향조정했다.

보고서는 미국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성장률 마이너스)’할 가능성은 적지만 ‘거친 착륙(Tough Landing·성장률 3% 미만)’이 나타날 위험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4.2%에서 3.2%로 떨어지고 유럽은 3.2%에서 2.8%로, 일본은 2%에서 1.5%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500개 주요 대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도 10%에서 8%로 낮췄다. 특히 기술업종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5%로 크게 내렸다. 보고서는 “내년 기업들의 기술 관련 지출 증가율이 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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