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the week]유승준 5집 '고지탈환'

◇ 승리의 깃발을 꽂는 그날을 위해

고지탈환(高地奪環). 앨범 타이틀부터 이번 앨범을 작업한 유승준의 붙같은 의지가 엿보인다. 하루에도 막강한 실력을 가진 수십명의 신인가수들이 앨범을 들고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 승리의 깃발을 꽂는 일은 쉽지 않은 것.

아무리 가요계 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발표하는 앨범마다 소위 '대박'이 나는 가수라 할지라도 새앨범을 작업해서 대중들에게 선보일 때 떨리는 마음은 신인가수들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데뷔 앨범을 가지고 나올 때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제는 음악을 듣는 청자들의 귀가 너무나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있으니 여간 조심스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위', '사랑해 누나', '나나나', '열정', '비전' 등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가요계에 대형폭풍을 몰고왔던 장본인인 유승준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감과 끓어오르는 열정, 강한 카리스마를 무기로 '고지탈환'이란 작전을 들고 나왔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인물들은 가요계의 마이더스라 불리는 김형석, 주영훈, 김진권 등을 비롯해 업타운의 정연준, 언타이틀의 서정환, Bobby Kim, 윤희중 등이 참여해 힙합적인 요소와 대중적인 색체를 가미했다.

특히 이번 5집에는 Bobby Kim, 윤희중 등 힙합 매니아들에게 입증된 랩퍼들이 앨범의 수록곡에 힘을 더해주고 있고 유승준 본인이 직접 프로듀서로 나서 자신의 앨범에 각별한 애정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앨범의 첫 곡 'Big Shots (Summit Revival)'. West Coast 스타일인 이 곡은 미국 흑인 랩퍼 Koas, Supacool과 언타이틀의 서정환 등 여러 객원 랩퍼가 피처링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인 '찾길바래'. 이 곡은 보코더를 사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뉴잭스윙 댄스 곡으로 지금까지 그의 히트곡인 '가위', '나나나' 등과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비트가 강하고 빠른, 전형적인 유승준 스타일의 곡 'Forever'는 김조한의 코러스와 댄스팀 Twins의 피처링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클래식한 인트로로 시작되는 주영훈의 곡 'Soul', 리드미컬한 느낌의 스페니쉬 리듬과 랩핑이 듣기 좋은 'Baby Be Mine', 그의 히트곡인 '비전'이나, '열정'이 생각나는 곡 '길...(The Way)', 그리고 유승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 조용필의 히트곡 '어제 오늘 그리고...'를 힙합 느낌이 나는 곡으로 변신시켜 놓았다.

앨범의 맨 마지막에 수록된 'Throw Your Hands Up (너의 기준)'은 지금까지 듣던 유승준의 음악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유의 힙합 정신을 강조하는 힙합 랩퍼들에게 느꼈던 심정을 랩으로 표현했는데 먼저 남을 비방하기 전에 자신이 서있는 위치를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 노래는 그 동안 그가 선보였던 음악들을 향한 비난 아닌 비난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다.

유승준은 자신의 음악적인 스타일을 West Coast 힙합이라고 데뷔 때부터 줄곧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두고 힙합 매니아, 혹은 몇몇의 힙합 뮤지션들은 '힙합을 가장한 댄스가수'라는 말로 그의 음악을 평가절하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앨범은 힙합적인 색체가 이전 앨범에 비해 강하게 들어갔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의도와 함께 이제 이런 스타일의 음악들이 유승준만의 스타일이다! 라고 선포하는 것 같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요계의 아름다운 청년, 유승준. 그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West Coast 힙합 스타일에 한국적인 느낌을 잘 살려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이번 5집 [고지탈환]을 통해 다시 한번 정상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고지탈환'이란 자신만만한 도전장이 이번 겨울, 어떤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Copyright Media Laboratory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