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손숙 다시 '어머니'무대에 "애정 각별해요"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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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숙(57)이 ‘장관 자리와 바꾼’, 그 때 그 연극 ‘어머니’로 7일부터 무대에 선다. 지난해 5월 환경부장관이던 그는 이 작품의 러시아 공연을 가진 뒤 무대에서 연기자 대표로 2만달러를 받았다가 장관직에서 물러났었다.

이 작품은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자라나 결혼하고 남편의 외도와 시어머니 구박에 시달리면서도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어머니상을 그린 연극. 중장년층 어머니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다.

―말도, 탈도 많았던 작품에 다시 출연하는 심경은.

“연출자 이윤택씨가 농반진반으로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에게 자주 말한다. ‘다들 잘해야 돼. 손숙씨가 ‘장관 자리랑 바꾼 작품’이라고.”

―장관직에서 물러났을 때의 생각은.

“일부에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한국 남자들 참 못났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생각에는 ‘감히 배우, 아니 딴따라가 장관을 해’, ‘감히 여자가 장관을 해’라는 의식이 내재되어 있었다. 배우가 장관보다 나은 직업이라고 믿고 살아왔기에 더욱 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에 애정을 갖는 특별한 이유라도.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강하게 살아온 내 어머니(95년 작고)는 물론 우리 어머니들의 생애가 작품에 녹아 있다. 러시아 공연 덕분에 내 사연과 인생도 담겼고(웃음).”

―러시아 공연 뒤 작품이 달라졌나.

“담긴 정신은 그대로다. 하지만 남편(신구 분)의 출신지가 원작 의도에 가깝게 경상도에서 함경도로 바뀌고 세트도 달라졌다.”

‘어머니’ 공연은 연말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02―780―640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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