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일본행은 한국축구선수 필수코스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5시 35분


한국축구의 전초기지는 일본.

언젠가부터 일본축구계가 한국축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재능있고 장래가 촉망받는 축구선수들은 누구나 일본진출을 희망할 정도.

안정환의 예를 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은 유럽으로 직접 진출하기에는 한국선수들의 기량이 좀 부족한 상황이니 전초기지로 일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일본 진출의 주된 원인은 한국보다 높은 연봉 수준이었다. 1년에 고작 1억을 받던 국내 스타들이 일본으로 진출하면 5억 이상씩을 받는 상황이다 보니 일본 진출을 프로 선수들에게는 당연한 일.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돌변했다. 굳이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고 유럽에 직행하기는 버거운 상태에서 한국보다 축구수준이 높아진 일본에서 기량을 연마한 후 유럽진출을 모색하는 형국.

대표적인 예가 유상철과 최성용. 유상철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잉글랜드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최성용은 스페인 리그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황. 이유는 유럽에서 바라보는 축구 수준이 한국보다는 일본이 높기 때문에 일본에서 맹위를 떨친 선수는 그나마 실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단적인 예가 최용수와 이천수. 지난 시즌 후 유럽직행을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한 최용수는 유럽행의 꿈을 접은 후 일본으로의 선회를 결정했다.

최용수는 일본의 제프 유나이티드 행이 유력하지만 아마도 궁극적인 꿈은 유럽행이니 1~2년후 유럽행 선언이 확실하다. 밀레니엄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이천수 역시 일본행 이후 유럽으로의 진출을 꾀할 것이라는 것이 축구계의 일반적인 예상.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러다 보니 어느새 일본은 한국의 1류 선수들이 꼭 거쳐야만 하는 필수코스가 돼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좋은 시설, 보다 나은 실력을 갖고 있는 일본으로의 진출이 탁월한 선택인 것은 인정하지만 일본에게만큼은 당당했던 한국축구의 옛명성을 생각해보면 뒤집히는 속은 어쩔수 없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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