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Living]부시-고어 패션 "더 멋지게"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31분


미국 대통령 선거결과가 아직도 분명하게 결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거의 대통령에 당선된’ 두 후보들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과거의 대통령들을 모델 삼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역할에 맞춰 의상을 수없이 갈아입었는데, 이들이 스타일면에서 모델로 삼고 있는 대통령들은 조지 부시, 존 케네디, 린든 존슨 등이다. 또한 대통령은 아니지만 영화 ‘자이언트’에서 제임스 딘이 연기했던 제트 링크도 이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뉴욕에서 정치가들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하워드 루벤슈타인은 “스타일은 이제 하나의 메시지가 되었으며, 후보의 심리적 지적 정서적인 면들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두 후보의 보좌관들은 두 사람이 무슨 옷을 입어야 하는지를 놓고 아마도 몇 시간씩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주지사는 선거가 치러지던 날 넥타이를 매지 않은 셔츠에 잠바를 걸친 차림으로 투표를 하러 갔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텍사스에 있는 농장에서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모습을 사진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러한 옷차림들을 통해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의 대중주의와 자신을 상징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그러나 남성복 디자이너인 앨런 플러서는 “나무를 자르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의 모습은 정말 근사했다. 그에게는 그 모습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레이건의 흉내를 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지 메이커들의 생산품이며 그 이미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고어 부통령은 점점 뜨거워져 가는 법정의 공방을 앞에 두고 “뭐, 내가 걱정을 한다고?”라고 말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들은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선거가 있은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던 날 그는 딸들과 함께 운동복을 입고 조깅을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서 대개 반바지를 입고 조깅을 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 비해 그를 더 어색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고어는 그 다음날 전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진바지와 어두운 색의 스웨터를 입고 아들과 함께 터치풋볼 연습시합을 하는 모습을 15분 동안 연출했다. 하지만 고어가 원했던 대로 편안한 이미지를 전달해주는 데에는 실패했다. 풋볼 시합을 하면서 그런 옷을 입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http://www.nytimes.com/2000/11/21/living/21DR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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