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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3일 0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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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들의 대화에서나 나올만한 이같은 우문(愚問)이 17일 오후 울산 동구 방어동 울산동부소방서 개소식장에서 나왔다.
심완구(沈完求)울산시장의 식사에 이은 축사 순서. 주최측은 이 지역 출신 정몽준(鄭夢準)의원에게 먼저 축사를 하게 한 뒤 울산시의회 김무열(金武烈)의장을 나중에 시켰다. 바로 이게 화근이 됐다.
종전까지 울산의 각종 행사에서 시장 다음으로 시의회의장이 나서 인사를 했는데 이날은 시의회의장이 국회의원의 ‘끗발’에 밀린 것.
사회자가 정의원의 축사가 끝난 뒤 김의장에게 축사를 부탁하자 김의장은 “시장과 정의원의 좋은 말씀에 공감한다”는 말만 한 뒤 단상을 내려와버렸다.
행사가 끝난 뒤 시의원들의 항의를 받은 소방본부측은 “지위가 낮은 사람이 축사를 먼저 한다”는 ‘정부의전편람’에 따라 ‘지위가 높은’ 김의장을 뒤에 시켰다고 해명했으나 시의원들은 “관례를 무시한 의도적인 시의회 무시행위”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시의원들은 이어 이보우(李寶雨)소방서장을 서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의전 실수를 따졌으며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행사의 주빈인 서장을 불법 감금했다”며 다음날 시의회에 항의전화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소방본부장과 서장 등이 20일 시의회를 찾아가 해명, 해프닝은 일단락됐지만 울산지역 소방공무원은 이번 ‘의전갈등’이 22일부터 시작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어떻게 반영될지 긴장하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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