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안양, 인심 후한 집주인

  • 입력 2000년 11월 15일 22시 33분


15일 프로축구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안양종합운동장.

홈구단인 안양 LG는 이날 경기에 신중대 안양시장을 비롯해 안양시 각계 인사를 초청했고 샴페인 50병과 폭죽 꽃다발 등 우승 축하를 위해 쓸 물품도 1000만원어치나 준비했다.

경기가 앞당겨져 스탠드가 허전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인근 군부대 장병 300여명을 초청, 후끈한 응원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또 기자석에는 차가운 날씨에 대비해 전기난로는 물론 쑥찜팩까지 제공하는 인심을 보였다.

안양이 이처럼 법석을 떤 것은 내심 이유가 있었던 것. 이날 홈에서의 팀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 ‘잔치집 주인’으로서 손님 대접을 확실히 하겠다는 자신감이었고 잔치 무대를 위한 ‘장외 준비’를 완벽하게 했던 셈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면서 안양 프런트는 준비해 놓은 ‘우승 원동력’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내놓지도 못하고 손에 쥔 채 경기종료때까지 애타게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우승을 차지한 안양은 “1000만원어치 물품을 쓰지도 못하고 날릴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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