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4강 골든골' 이동국 "또 일낸다"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36분


“발이 느린데다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슈팅력과 큰 키를 이용한 헤딩슛은 단연 최고다”

‘라이언 킹’ 이동국(21·포항 스틸러스). 그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린다.

[자료]- 이동국 신상명세

24일 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대회 이란과의 8강전에서 극적인 연장전 골든골을 뽑아 ‘혼란의 나락’으로 빠질뻔한 한국축구를 단숨에 4강에 끌어올리며 기사회생시킨 그는 이날 현재 4골을 기록하며 이번대회에서 ‘아시아의 스트라이커’로 손색없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98년 포철공고를 졸업하자마자 1억5000만원의 몸값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동국.그는 그해 프랑스월드컵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오빠부대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갑작스런 인기에 따른 유명세로 에이전트가 3명이나 달라붙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과다한 CF 모델과 방송 출연 등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고 독일과 이탈리아에 진출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는 오른쪽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제 활약을 못했다.

고교 졸업 후 3년 동안 엇갈리는 평가 만큼 엄청난 부침을 겪었던 이동국.

고교때 그를 지도한 김경호 포철공고 감독은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때리는 슈팅력과 골잡이로서 위치 선정 능력이 국제적 수준의 선수”라고 평한다.또 “고교 졸업 후 3년 동안 이동국이 다양한 경기 경험을 쌓으며 슈팅과 득점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지구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훈련 때 이동국의 슈팅을 많이 접하는 대표팀의 GK 김용대는 “동국이가 때리는 볼은 너무 강해 겁이 날 지경이며 터닝슛, 발리슛 등 슈팅 능력이 다양해 어느 각도에서 슈팅이 날아올지 모른다”고 평가한다.

축구전문가들은 “1m85,80㎏으로 체격이 큰 이동국이 작은 선수보다 민첩성과 순간 돌파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단점을 최소화시키고 장점인 슈팅과 헤딩력 등 득점력을 계속 향상시키면 2002년 월드컵 때 한국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을 맡길 만 하다”고 입을 모은다.

‘라이언 킹’ 이동국이 과연 그의 별명 처럼 그라운드의 ‘사자 왕’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가 얼마나 잡념없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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