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로 가는 길]"기술흐름 따라가기보다 전략적 대응 중요"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제3의 물결’ ‘미래의 충격’ 등의 저서를 통해 일찍이 전 세계인에게 ‘변화’라는 공안(公案)을 들이댔던 앨빈 토플러. 그가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 관심을 끈다. 그의 발언은 e비즈니스 세계에서 상식으로 여겨지는 원칙과 어긋나는 부분이 많아 독자들이 다시 ‘인터넷의 본질이 무엇인가’ 되돌아 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그는 우선 ‘변화의 전략’에 대해 강조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사람들이 오로지 ‘유연함’ ‘빨리 잘 받아들임’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라는 것. 전략은 가치있는 개념일 뿐 아니라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는 “당신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다른사람 전략의 일부가 될 뿐”이라고 지적하고 “전략없는 변화는 공항에 가서 어디로 가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사람들에게 밀려 티켓을 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변화가 빠르고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e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전략보다는 우선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온 전문가들의 발언과 배치된다.

앨빈 토플러는 또 신경제의 논거이기도 한 ‘수확체증의 법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수확체증은 어느 산업이나 또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특정한 시장에서 작동되는 원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쏟아져나오는 e비즈니스 6대원칙이니, 8대원칙이니 하는 책들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어떤 법칙이나 규칙이 당신의 영역에서 적용가능한지 잘 골라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빛의 속도로 정보가 유통되는 디지털세계’라는 개념도 과도한 환상이라는 게 그의 견해. 그는 “현재 사람들의 유전적 생물학적 조건으로는 기술변화에 맞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의 발전, 권한이양 등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방법의 변화가 수반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계층간 정보보유량 격차를 의미하는 ‘디지털 디바이드’를 부정하고 결국 인터넷이 가난의 굴레를 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웹(Web)이후에는 정보기술과 바이오기술의 결합이 가장 중요한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이병기·김승진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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