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빛과 그늘]즉석메시지 기술 운영하는 부부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50분


애브너 로넨이 조국인 이스라엘에서 뉴욕으로 이사를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그는 JFK 공항에서 맨해튼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 있었다. 1월 중순의 일이었다. 올해 24세인 그는 그 때까지 자기가 이 도시에서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회사인 오디고의 창업 예정일인 1월 25일이 다가옴에 따라 그가 회의를 위해 뉴욕으로 달려와야 하는 경우가 점점 잦아지고 있었다. 오디고가 즉석 메시지 전송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데도 그가 실리콘 밸리 대신 뉴욕의 실리콘 앨리를 택한 것은 이스라엘과 캘리포니아의 시차가 뉴욕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있는 직원 70명과의 연락이 귀찮아질 것 같아서였다.

애브너씨는 택시 안에서 이스라엘에 전화를 걸어 아내 마스킷에게 자신의 결정을 알렸다. 그녀는 즉시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애브너씨와 동갑인 마스킷씨는 군대에서 그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던 교관이었다. 그녀는 지금 오디고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뉴욕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던 마스킷씨는 2월 5일에 고양이 네 마리와 개를 데리고 뉴욕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에서 아파트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애브너씨는 맨해튼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이스트 빌리지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스라엘에서 침실 다섯 개에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았지만, 이곳에서는 침실이 한 개인 아파트를 얻었다. 집세는 매달 2600달러로 이스라엘에서 내던 것의 다섯 배였다.

한편 오디고는 월스트리트 아래쪽에 있는 볼링 그린 오피스 건물에 몇 개의 사무실을 확보했다. 이곳은 첨단기술 창업회사들이 큰돈을 벌 꿈을 안고 몰려드는 곳이었다.

봄이 되자 오디고는 즉석 메시지 시장에서 아메리카 온라인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오디고는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하루에 1만 명씩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애브너씨는 오디고가 정말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는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비현실적인 소리로 들리겠지만 그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계속 답변을 재촉하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뒤로 갸우뚱거리며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다른 회사를 또 창업할 겁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0917mag―sell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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