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드림팀 동메달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

  • 입력 2000년 10월 2일 13시 41분


한국야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땄다. 당초 시드니로 떠나기전 꿈꿨던 3위를 이뤘으니 일단 성공이라고 볼수 있다.

김응룡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만족스런 표정이었고, 일부 언론은 쾌거라는 표현을 썼다. 한 방송은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며 "역사에 길이 남을…"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이들이 거둔 성적이 그렇게 위대한 것일까?

프로야구가 성행하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 따라서 이번 올림픽은 아마추어 세계최강인 쿠바를 포함한 4개국이 메달을 다투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특히 쿠바는 대회규정에 의해 알루미늄 배트와 반발력이 큰 볼을 사용하지 못해 전력이 예전같지 않았고 미국은 마이너리거로, 일본은 아마추어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해 베스트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프로리그를 중단한 한국은 24명중 23명이 프로 선수. 하지만 결과는 3위였고 간판 선수들의 내용도 형편이 없었다.

국민타자라는 이승엽을 비롯해 김기태 박재홍이 1할대의 타율이었고 에이스라는 정민태는 방어율이 무려 18점. 그밖의 선수들도 "잘했다"라는 칭찬을 받을 선수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물론 준결승전에서 오심만 없었다면 금메달도 가능했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드림팀이라는 이름에는 걸맞지 않았다.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정대현이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가까스로 비난을 면할 성적을 거둔 드림팀의 프로 선수들은 자숙하는게 옳은 행동일 것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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