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전자주 하락은 외부요인 탓"

입력 2000-09-24 19:11수정 2009-09-2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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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위의 ‘거함’ 삼성전자가 증권시장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7월 중순 39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40만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2개월 새 20만원이나 빠졌다.

윤종용(尹鍾龍)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죄송한 마음은 갖고 있지만 당장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액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손익 구조에 전혀 문제가 없는 만큼 섣불리 대처하다가는 주가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윤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결코 삼성전자의 경영이나 손익구조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가격 논란과 경기 정점 논쟁, 국내 금융구조조정 문제, 일부 재벌기업의 구조조정 지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등 외부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삼성자동차의 채무보증 문제가 일부 걸려있지만 주가에 영향을 주거나 경영상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 하지만 주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정말 예측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윤 부회장은 “바깥에서 보기에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 삼성전자의 경영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가격 하락의 주연 배우인 64메가 싱크로너스D램은 삼성의 경우 전체 생산 물량의 30%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은 “올해 3·4분기(7∼9월)에 D램 가격이 떨어졌던 이유는 공급 과잉을 예상한 일부 브로커들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결산을 앞두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 시장에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4분기(10∼12월)에는 가격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들어 ‘긴축 경영’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룹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 대해서 대규모 투자 방침을 밝히고 있다. 라인을 증설하고 기존 생산설비를 보완하는 데 2002년까지 1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증권가의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삼성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반도체 시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96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증산을 위한 반도체 투자는 거의 없었다. 앞으로 PC뿐만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기기 보급이 늘면서 반도체 수요는 폭발할 전망이다.”

투자자는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지만 경영인은 5∼1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는 평소 그의 소신이 깔려있다.

윤 부회장은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조직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종이에 ‘디지털―e컴퍼니’라고 써서 기자에게 보여준다. 바로 앞으로 21세기에 삼성전자가 나갈 방향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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