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지하철 6호선 4개역 완공차질

  • 입력 2000년 9월 22일 19시 06분


11월 개통예정인 서울 지하철 6호선이 일부 역사(驛舍)의 공사를 끝내지 못한 채 운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상당기간 파행운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무리하게 지하철 개통일정에 매달리기보다는 일정을 다소 늦추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마감 시공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6호선 월곡역∼불광역 구간 32개 역사 중 약수, 버티고개, 한강진, 이태원 등 4개 역사의 공사가 시공업체인 S건설의 부도로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4개 역사의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전철을 ‘무정차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지하철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온 인근 주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건설사의 부도〓4개 역사의 시공을 맡아 공사 중이던 중견건설업체인 S건설이 7월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해 부도를 맞은 것이 직접적인 이유. 이 여파로 당시 60∼70%의 공정을 보인 4개 역사는 바닥, 천장, 지붕공사 등 마무리 공사를 남겨놓은 채 일제히 공사가 중단됐다.

사정이 이렇자 서울시는 S건설의 보증업체인 T건설 측에 나머지 공사를 맡아줄 것을 여러 차례 종용했다. 그러나 T건설측이 이를 거부해 4개 역사는 개통 후에도 ‘짓다만 건물’로 전락하게 됐다.

서울시는 시공업체의 부도 직전까지 아무런 사전정보를 얻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시공업체 및 공정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보증업체인 T건설마저 향후 관급공사의 입찰제한 등 불이익을 감수하고 잔여 공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민불편〓지하철 6호선은 총 연장 35.1㎞로 봉화산역∼불광역 구간의 역사는 총 38개. 이 중 봉화산역∼상월곡역(4.2㎞)구간의 6개 역사는 지난달 부분 개통돼 운행 중이며 나머지 32개 역사는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당초 서울시는 10개의 환승역을 갖춘 6호선이 완전 개통되면 지하철의 ‘사각지대’였던 서울 서북부와 동북부 지역주민의 이동편의와 함께 도심의 교통수요를 외곽으로 분산시키는 기능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환승역인 약수역을 포함한 4개 역사가 개통 이후에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감에 따라 주민 불편은 물론 당초의 교통분산 효과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아직까지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숨기고 있다.

▽향후 대책〓서울시는 빠른 시일 내에 재입찰을 통해 새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마무리짓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럴 경우 착공에만 최소 수개월이 소요돼 6호선은 개통 후에도 상당기간 파행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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