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장마감 동시호가서 대형주 급등 눈길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35분


장마감 동시호가 때 지수관련 대형주인 시가총액 2∼6위의 상위종목들이 급등세로 돌아서거나 낙폭을 만회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장중 하락세를 보였던 시가총액 2∼6위 종목 중 현대전자와 SK텔레콤이 상승세로 마감했고, 한국통신과 한국전력, 포항제철은 낙폭을 만회하면서 마감했다.

특히 시가총액 5위인 현대전자는 장마감 동시호가 때 120만주의 대량 거래 속에서 1850원(10.85%)의 상승세로 마감해 지난 5일 이래 4거래일만에 시가총액 9조원대를 회복했다.

현대전자는 이날 1만6050원에 출발해 장중 1만5950원까지 떨어졌고 장내내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동시호가 때 대량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3위인 SK텔레콤도 지난 거래일종가대비 9000원 하락한 21만5000원에 출발해 장중 21만2000원까지 떨어졌으나 장후반에 낙폭 만회 뒤 3000원 오른 22만7000원에 마감했다.

또 한국통신과 한국전력, 포항제철은 동시호가 매수세로 낙폭을 줄이면서 이날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2위인 한국통신은 이날 1800원 하락한 7만2500원에 개장해 장중 6만9000원까지 급락했으나 동시호가때 27만주가 거래되면서 3000원(-4.04%) 하락한 7만1300원에 마쳤다.

시가총액 4위인 한국전력은 장중 2만6700원까지 떨어졌으나 300원(-1.03%) 하락한 2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포항제철 역시 개장해 8만1800원까지 하락했으나 전날보다 1000원(-1.18%) 하락한 8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증시관계자들은 선물옵션 만기일(Double witching day)를 맞아 장중 3,450억원 가량을 포함해 거의 5000억원에 달하는 매물이 쏟아졌으나 장마감 이후 프로그램 매수세가 1000억원 이상 유입되면서 지수관련 대형주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등하거나 낙폭을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투신사들이 거의 8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이 큰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장마감무렵 외국인들은 2800억원, 투신은 800억원의 순매도, 개인들은 38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장마감 동시호가를 마친 최종 결과 외국인들이 3700억원, 투신은 21억원의 순매도상태였고 개인들은 4000억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장마감 동시호가 때 외국인들의 900억원에 가까운 매물을 투신들이 거의 매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투신사의 주식운용 관계자는 “지수가 바닥권에 진입하면서 저가메리트가 부각되던 시기였고 투신사의 상당규모에 달하는 차익거래 펀드에서 기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9월 들어 투신사들이 규모는 작지만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점에서 바닥권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유가나 경기정점 등의 증시주변 악재는 이미 거의 노출됐고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며, 향후 구조조정의 성과나 악재완화, 부동자금의 이동 등을 감안하면 9-10월이 바닥권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투신의 주식형 펀드 등에 대한 자금유입이 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주변에서는 투신사들의 시간외 대량 매수에 대해 정부의 개입주문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투신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가들이 옛날 생각으로 그런 추측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는 그런 일은 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증시관계자들은 장막판 무렵 지수낙폭이 급하게 회복됐고 장마감 뒤 대량 매도가 터졌다는 점에서 투신사들이 저가매수차익을 겨냥해 인위적인 매매를 했거나 아니면 지수하락에 따른 손실을 커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투신사들이 지수하락에 따른 대량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속칭 물렸다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12월물을 매수해 저평가로 인한 롤오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수하락을 막기 위한 대량 매수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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