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훈기자의 백스테이지]조성모 3집 빅히트, 그 속의 씁쓸함

입력 2000-09-06 15:33수정 2009-09-22 05:3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요즘 조성모 3집이 장안에 화제다. 9월1일 음반이 발매된 지 5일만에 1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GM 뮤직 자체집계)를 기록하며 상반기 자신이 세웠던 리메이크 앨범 '가시나무'의 149만장 기록을 넘어설 태세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아시나요' 는 대중의 심금을 울리며 라디오를 통해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그의 보컬은 여전히 애절하다.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의 대를 이을 '발라드 전문 가수'로 손색이 없다. 라이브 능력도 탁월하니 조성모 3집의 성공 예감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터이다.

거기에 하나 더, 7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 뮤직비디오는 영화 '플래툰'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러브 로망 드라마다. 조성모는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에도 눈을 뜬것처럼 보인다. 전쟁 속의 사랑을 싹틔웠던 월남 소녀의 주검을 끌어안고 "왜 그래야만 하는데!"하는 절규는 보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사운드 좋고 가수 목소리 일품이며 뮤직비디오는 '올해의 걸작 비디오'로 뽑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인데다 음반도 '대박'이니 가요 팬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국내 음반 시장에서 그의 분전은 분명 박수를 쳐 줄 부분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이 즐거운 잔치에 흥을 깨는 사단이 벌어졌다. 지난 8월31일 육군 백마부대(사단장 신현배)가 월남전을 소재로 한 조성모 3집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 대해 판매 및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제출했다. 게다가 월남참전 중앙회 등도 "월남전 상황이 왜곡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사건이 확대될 전망이다. GM 뮤직 측은 '백마부대' 마크를 삭제하고 전투장면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문제의 소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아시나요' 뮤직 비디오의 후반부에 조성모가 십자가를 들고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1분여 동안 흐르는 배경음악이 일본 뉴에이지 그룹 '센스'의 '바람속으로'의 한 대목이며 그것을 허락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바람속으로'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 '포니캐년'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아무 협의 없이 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GM 뮤직의 김광수 대표는 "뮤직비디오 연출자인 김세훈 감독이 임의로 사용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저작권료를 지불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혹자는 '배경음악 분위기상 그냥 쓰고 나중에 주면 그만이지'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다.

무슨 일에든 절차라는 게 있다. 수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톱스타가 웬만한 영화 제작비와 맞먹는 거액을 들여서 시도한 프로젝트라면 기획단계부터 모든 걸 철저하게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조성모 컴백이 성공적이어서 다행이지만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해나가는 가요계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beetlez@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