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Education]‘모차르트 효과’ 찬반논쟁 확산

  • 입력 2000년 8월 22일 19시 01분


‘모차르트 효과’란 고전 음악이 우리의 뇌를 자극해서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이 이론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유명인사들도 각자 이 이론에 대해 나름대로의 주장을 펴고 있다.

우선 모차르트 효과를 지지하는 쪽을 보면, 6월에 클린턴 대통령과 가수 빌리 조엘이 이스트 할렘에 있는 한 학교에서 음악 교육이 강력한 지적 자극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고, 5월에는 뉴욕시 공립학교 관리관인 해럴드 르바이가 43명의 교육감들이 아이작 스턴으로부터 바이올린 레슨을 받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모차르트 이론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음악이 우리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는 일부 학자들은 자장가에 대한 아기들의 반응을 분석함으로써 아기들이 어른과 거의 비슷하게 음악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예술 교육 저널’ 가을호에 게재될 한 연구보고서는 학교 예산 문제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음악 교육 시간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의 지휘 하에 결성된 연구 단체인 ‘프로젝트 제로’에서 인지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로이스 헤틀랜드가 집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에게 몇 달 내지 몇 년 동안 음악을 듣고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교육을 하면 어린이들의 공간 추론 테스트 결과가 향상된다는 것이다.

사실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93년에 실시된 한 연구 덕분이었다. 고든 쇼와 프랜시스 라우서가 실시한 이 연구는 대학생 몇 명에게 모차르트 소나타를 들려준 뒤 공간 추론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테스트 점수가 향상됐음을 보여주었다. 이 모차르트 소나타의 효과는 10∼15분 동안만 지속됐지만, 사람들은 이 연구결과가 빨리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연구결과가 발표된 후 잡지들은 모차르트 효과를 커버 스토리로 다뤘고, 아이를 임신한 부모들은 아직 엄마의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들려줄 고전음악 음반들을 서둘러 사들였다. 98년에는 조지아주의 젤 밀러 주지사가 조지아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의 부모들에게 고전음악이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나 CD를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소니사가 이 음반의 무료 제작을 맡았고, 이 음반들은 병원에서 산모에게 지급하는 선물세트에 포함됐다.

그러나 일부 신경학자들은 사람들이 연구결과를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음악이 정말로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건반의 모양이나 음악을 듣고 연주한 후의 기분의 변화 같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공간 추론 테스트 결과가 향상되는 것인지를 놓고 계속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토론토대의 심리학 교수인 E 글렌 슐렌버그는 “점수 향상 효과가 오로지 음악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실험이 아직 실시된 바 없다”고 말했다. 슐렌버그 박사는 다음 달부터 36주 동안 6세 어린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건반악기 연주, 노래, 연극 레슨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슐렌버그 박사는 “우리는 연주와 노래 등 음악 교육을 받은 두 그룹의 어린이들이 레슨을 받기 전과 후에 실시한 테스트에서 연극 레슨을 받은 어린이들보다 더 큰 점수 향상률을 보이는지, 그리고 음악 교육을 받은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음악교사들은 이러한 실험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맨해튼에 있는 42번가 개발재단에서 음악 및 뇌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리샤 페이퍼트 러카리는 “증거는 필요 없다”며 자신의 팀이 고안한 건반악기 프로그램을 통해 악보 읽는 법을 배운 라틴 아메리카 출신 어린이들이 영어를 유난히 빨리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080600edlife―hersh―edu.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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