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양유업 홍원식사장]無차입-無혈연-無로열티…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38분


남양유업(주)에는 없는 것이 많다.

은행빚이 하나도 없고 오너의 친인척이 회사에 없으며 외국에 로열티를 지출하는 품목도 없다. 무차입·무혈연·무로얄티의 3무(無)경영 은 홍원식(洪源植·50) 사장의 알짜 경영원칙 의 세가지 핵심이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무차입만이 능사는 아니죠. 자기 돈만 가지고 장사하면 바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떤 외부여건에도 흔들리지 않게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마련돼야 자체 계획에 맞게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남양은 다른 회사가 공장을 팔 때 공장부지를 매입하고 남들이 유동성 위기로 몸을 사릴 때는 신공장 건설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남들이 구조조정한다며 투자를 줄일 때 경영정보시스템에 50억원을 투자할수 있었다.

남양은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편입 직후인 98년에 오히려 약2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약 250억원의 은행빚도 이때 모두 갚았다. 물류자동화 투자로 생산량 대비 인력수요는 줄었지만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필요해진 신규인력수요가 생겨 IMF기간 중 단 한명의 정리해고도 없었다.

남양은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80여가지. 창립초기부터 모두 심혈을 기울여 자체 개발한 제품들이다.

" 해외에 로열티를 물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다 개발된 고급 제품을 들여와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개발 과정 자체에서 얻는 노하우도 중요하니까요."

홍사장은 64년 남양을 창업한 홍두영(洪斗榮)씨의 아들. 홍사장은 오너 2세이긴 하지만 경영학을 전공하고 23년간 남양유업에서 일해온 전문 경영인 이라고 자부한다. 홍사장 본인을 제외하고는 남양 전체에 오너 일가 친인척은 한명도 없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간 680억원, 올 상반기에 3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상반기 매출액은 3035억원.

홍사장은 "외국의 유명 제품이 밀려와도 분유 아기사랑수 가 63%, 이유식 스텝엄선프리미엄 이 61%, 고급우유 아인슈타인 이 58%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것이 남양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증거" 라고 말했다. 그는 98년부터 식품안전경영대상(능률협회) 경제정의기업상(경실련) 등 8개의 경영평가상을 받을만큼 외부에서도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평소 "넓이보다는 깊이가 중요하다 고 강조하는 홍사장은 우유로 만드는 것으로는 세계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남양은 현재 천안에 1000억원을 투자해 무인자동화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인터넷 서점 YES24와 합작으로 9월부터 mom24 라는 육아포탈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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