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천 음식쓰레기 처리시설 추진 논란

  • 입력 2000년 8월 16일 19시 01분


경기도가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 외자유치를 통해 대규모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하자 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들이 외자유치에만 급급한 나머지 검증되지 않은 시설을 들여온다며 반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2005년부터 김포매립지로 반입이 금지되는 경기, 인천, 서울 지역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서둘러 이 시설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들은 도입과정의 불투명성 및 적정규모 여부, 배출수 처리문제 등을 들어 경기도와 미국회사 측의 공개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미국의 GBT & CH2M HILL사가 설치비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해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 위치한 폐기물종합처리센터 안에 1일 2000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폐쇄형 혐기발효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음식물을 탈수한 뒤 혐기발효시켜 찌꺼기는 비료화하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유출수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할 계획. 계약만 체결되면 2002년 상반기에 완공되고 25년 뒤에는 경기도에 기부채납하는 조건. 음식물쓰레기 처리비는 t당 34달러(약 4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 및 시민단체 반발〓우선 1일 2000t 규모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형시설로 쓰레기를 소규모로 분산처리하는 세계적 추세와 맞지 않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 앞으로 각종 재활용시설이 확대돼 2005년이면 경기, 인천, 서울의 비재활용 음식물쓰레기는 1일 1100여t 정도로 줄어들어 무용지물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처리비 4만원도 현재 김포매립지의 매립비용 2만5000원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

배재근 서울산업대 환경공학과 교수(42)는 “음식물쓰레기의 75%가 물로 배출되는데 이때의 배출수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1만¤으로 150¤ 이하인 부천시 하수종말처리장의 유입수에 비해 대단히 더럽고 악취문제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천 경실련 신철영 대표(50)는 “경기도는 시민단체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 말로만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얼버무려왔다”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밀실행정으로 일관하고있는 경기도의 태도이며 왜 이런 식으로 서둘러 추진하는지 그 배경에 의혹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외자유치 대상 기업은 미국에서만 100개 이상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건설한 경험이 있는 우수한 업체로 기술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 또한 대규모로 건설해야 규모의 경제성을 얻을 수 있고, 1일 최소 1500t의 음식물쓰레기는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동중단이나 미 회사측의 횡포우려 등은 모두 계약서 상에 안전조치를 취해 놓아 별 문제가 없다는 것. 수년 내에 닥칠 수도권 음식물쓰레기 대란을 막을 방법이 뚜렷이 없는 만큼 이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기도 교류협력과 배희동 박사(42)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외자유치는 이미 98년부터 추진돼온 사업이고 이제 계약단계에 접어들었을 뿐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22일 부천시청에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토론을 통해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부천〓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쟁 점경기도시민단체
규 모(2000t)수도권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최소 1500t 이상이다.음식물쓰레기가 줄어 2005년이면 1100t에 불과해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적으로 받을 필요 없다환경을 고려해 받아야 한다
배출수BOD수치500ppm 정도로 낮출 수 있다7000∼1만ppm 수준이 될 것이다
악취문제처리장이 지하에 있고 여과장치를 거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악취문제가 심각할 것이다
처리비 34달러환경기금과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23,24달러로 저렴한 편이다.현재의 매립비용 2만5000원보다 비싸다
밀실행정 공청회를 통해 공개할 것 다했다.미국측의 공개적인 답변을 요구한다.
시설노후화 약산성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건물이나 시설은 전혀 문제없다산성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25년 뒤면 고철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