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포커스]"머리로 가슴으로 벤처코리아 배웁니다"

  • 입력 2000년 7월 30일 20시 25분


경기 분당신도시에 자리잡은 인터넷TV네트웍사의 신기술연구소.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소속 연구원을 비롯해 국내의 수준급 연구원 10여명이 모여 인터넷TV 서비스를 위한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곳에는 외국 국적의 연구원이 함께 팀워크를 이뤄 일하고 있다.

중국 헤리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조선족 교포 이주성(李柱成·29)씨가 주인공. 중국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히는 칭화(淸華)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수재다.

연간 1200여명을 선발하는 칭화대는 특히 이과 계통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출세가 보장된 이씨가 할아버지의 고향 한국을 찾아온 이유는 어릴 때부터 들어온 한국의 발전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 95년 칭화대를 졸업한 뒤 옌볜(延邊)과학기술대에서 강사 및 조교로 근무하던 이씨는 97년 부인과 함께 서울대로 유학길에 올랐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씨는 정밀계측 석사과정을 밟으며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반도체장비 국산화에 노력하다가 E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올해초 한국벤처에 투신했다.

“한국의 인터넷 열기는 대단히 뜨겁습니다. 최근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며 알짜 회사들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는 국내 벤처에서 일하면서 앞선 기술력에 놀라기도 했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도 5, 6개 회사가 인터넷TV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기술수준이나 품질면에서 국산이 앞선다는 것이 그의 평가.

인터넷TV네트웍 임수길 부장은 “이젠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찾아와 기술을 배워가는 모습을 보니 한국 벤처의 앞날이 한결 밝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끔 인터넷으로 피자를 주문하거나 책 또는 CD롬을 산다는 이씨는 큰 화면을 통해 인터넷쇼핑과 주식거래를 하는 인터넷TV 시대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 PC와 비교할 때 TV쪽이 인터넷 사용이 쉬운데다 낯설지 않은 친숙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PC 가격이 워낙 비싸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인터넷TV 서비스가 활성화될 여지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나중에 중국으로 돌아가 E비즈니스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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