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과매도인가, 예고된 폭락인가

  • 입력 2000년 7월 24일 16시 04분


지나치게 예민한 과매도인가, 시장 기반 취약에 따른 당연한 폭락인가.

24일 종합주가가 45.17포인트(5.77%)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에 암운이 넓고 깊게 드리우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은 지지선으로 받아들여지던 770선이 장초반 쉽게 무너지면서 내림세는 장중내내 지속됐고 하락폭도 점차 확대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폭락을 놓고 시장 기반 취약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는 반응이다.

투신 등 기관들의 매수 기반이 사실상 붕괴된 가운데 외국인들이 조금만 매도에 나서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인 300억원대는 주가를 폭락으로 이끌만큼 큰 규모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그동안 종합주가의 방향타 역할을 하던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들의 매물이 나와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되고 몇몇 주요 업체들의 자금난 등 자금시장 왜곡에 따른 난기류가 확산됨에 따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주요 기업들의 올 상반기 양호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수급이 전혀 뒷받침되지 못해 `재료보다 수급이 우선한다'는 시장의 원리를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엥도수에즈더블유아이카 김기태 이사는 "770선이 무너지면서 7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낙폭이 멈추더라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등 하강국면 양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성호 수석연구위원도 "시장 기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현대건설의 약세가 가세하면서 하락세도 가속화됐다"며 "시장이 진정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고 700선 유지도 어려울 듯 하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의 기반이 너무 허약하고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재료도 현재로서는 찾기가 쉽지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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