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왜 어른들은 갯벌을 없애려 하지요?"

  • 입력 2000년 7월 21일 18시 33분


□갯벌

▼박경태 글, 김병하 그림/우리교육

여름방학, 여러분을 갯벌로 초대합니다.

왠 갯벌이냐구요? 갯벌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지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바닷가 어느 포구. 고깃배 위에 앉아 드넓은 갯벌을 바라보는 초등학교 3학년 지호. 지호의 학교는 분교로 전교생이 겨우 6명이랍니다. 멀리 바지락을 캐는 아줌마들의 바쁜 손놀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호는 갯벌이 참 좋습니다. 뒤뚱뒤뚱 걷는 게 구경하기, 바지락 맛조개 캐기, 갯가재나 쭈꾸미 잡기, 밀물 들면 바위섬에 올라가 갈대 낚싯대로 망둥이 낚기. 철따라 갯벌에 내려 앉아 쉬어 가는 도요새나 댕기물떼새 구경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갯벌에선 예전처럼 바지락이나 맛조개가 잡히지 않았어요. 아저씨들은 윗동네의 간척사업 탓이라며 푹푹 한숨만 쉬었어요. 겨울 방학을 앞두고 놀 생각만 하던 어느날,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주르륵 눈물을 흘리는 지호와 친구들. 마을은 뒤숭숭하고 어른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갔어요. 서울로 가버린 엄마 얼굴이 떠올랐어요.

지호는 공장이 세워진 마을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갯벌이 없어지고 갈매기 도요새도 떠나고, 조개도 잡을 수 없고 낚시도 할 수 없을테고….

지호는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여쭤보았어요.

“왜 어른들은 갯벌을 없애려 하지요?”

슬픈 얘기지만 갯벌에서의 즐거운 생활, 갯벌의 다양한 생태가 생생하고 신비롭게 그려져 있어요. 특히나 요즘은 갯벌이 중요하다고들 말하잖아요. 그래서 이 책은 환경동화이면서 과학동화인 셈이죠. 정겹고 실감나는 그림이 마치 갯벌에 온듯한 느낌을 줄 거예요. 143쪽, 65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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