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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9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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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코스닥증권시장이 ‘주가조작 사건’ 이후 장기 침체 가능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발행시장마저 얼어붙을 경우 자칫 유통시장에도 찬바람이 몰아치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투자가, 인색해졌다〓공모주 배정물량의 최대 수요자인 기관투자가들은 지금까지 주간 증권사와 발행사가 정하는 공모가에 끌려다녔다. 가격을 낮게 써내면 아예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따라갔던 것.
기관들은 코스닥시장이 침체에 빠져 신규등록 종목들이 첫날부터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태도를 바꿨다. 올해 등록예비심사 청구서를 내고 시장에 진입한 업체중 국민신용카드와 중앙소프트웨어 제일창업투자 등의 공모가가 희망가를 크게 밑돌았다.
대한투신운용 김영길 차장은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주간사와 발행사가 요구하는 희망가를 그대로 따라갈 수가 없다”며 “향후 수요예측에서 기업의 본질가치에 근접한 가격을 써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가거품 계속 꺼진다〓7월 이후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들은 공모가가 수요예측결과치의 상하 10%이내에서 결정된다. 주간사와 발행사가 협의해 최종 결정하더라도 이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또 주간사가 주가를 떠받치는 시장조성의무도 강화돼 등록 후 2개월간 주가가 공모가의 80%이상으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주간사가 시장조성 때 사들이는 주식도 공모물량의 50%에서 100%로 늘어나 주간사가 공모가를 높게 매길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 등록예정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시장 침체로 등록 이후 주가도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시장 진입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김대환 차장은 “공모가가 낮아지더라도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고 프리코스닥때 돈을 넣은 투자자들을 의식해 코스닥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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