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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9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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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작년 10월이후 9개월만에 8%대로 떨어졌는데도 주가가 사흘째 큰폭으로 빠져 시장참가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게 시장의 상식이다.
금리가 내리면 주가는 오르고 거꾸로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시장은 금리가 연일 연최저치를 경신하며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8%대로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사흘연속 급락하며 800선은 물론 790선마저도 무너졌다.
왜 이럴까.
한마디로 금리가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지 않아 증시에 자금이 말라 있기 때문이다.
이달들어 자금은 투신사로 대거 이동했다.
1-13일중 투신사의 요구불예금이라고 할 수 있는 MMF(머니마켓펀드)는 무려 7조1,195억원이 증가했다. 채권형수익증권은 4,007억원이 늘었고 채권혼합형상품도 7,953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주식형수익증권은 17억원이 줄었고 주식혼합형상품은 2조5,90억원이 감소했다.
MMF가 큰폭으로 늘어난 것은 비과세상품에 가입하기 유입된 돈이 이상품에 대기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비과세상품이 시판되면 MMF로 들어온 돈은 거의 대부분이 주식형 비과세상품이 아닌 채권형 비과세상품으로 예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 채권형 상품으로 8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는 셈이다.
투신사들이 MMF로 몰린 돈으로 주식을 사지 않고 채권을 살 전망이다.
투신사들이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니까 채권금리는 하락하는게 당연하다. 투신사들은 초우량채권만 골라산다. 펀드내역이 공개되기 때문에 BBB급 회사채 매수는 피하고 있다.
반면 주식형은 2조원이 넘게 빠져나가 투신사들이 환매압력에 시달리며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투신사의 매물을 외국인이 받아주다가 외국인 마저 매도로 돌아서자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다.
금리가 급락하면 채권값이 비싸져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게 마련이인데 아직까지 주식으로 돈이 몰리지 않고 있는 것은 자금시장의 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도 모든 채권의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리스크가 없는 국고채나 통안증권 초우량 회사채 등 우량채권으로만 몰린다.
중견기업이 발행하는 BBB급 회사채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H그룹등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금리를 아무리 높여줘도 잘 팔리지 않는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의 회사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에서 그 기업이 발행한 주식값이 오르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금리하락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려면 먼저 신용경색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신용경색 문제를 해결하려면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 살아남기 어려운 금융기관이나 기업은 퇴출시키고 살아날 수 있는 곳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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