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핵심 실적주로 '길목 지키기'투자하라

  • 입력 2000년 7월 13일 17시 20분


삼성전자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해 강세장의 지속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외끌이'장세로 850포인트안팎의 매물 벽에 걸려있는 주가지수가 800대후반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도하지만 순환매가 강하게 연출되는 장세에서 개인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핵심주나 실적 호전주,우량금융주등을 선취매해 길목을 지키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

13일 증시는 삼성전자가 사상최고치인 38만8,000원을 기록하고 SK텔레콤도 1만4,500원이나 오른데 힘입어 옵션 만기일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5.99포인트 오른 845.75에 마감됐다.

이날 삼성전자의 사상최고치 기록은 외국인들이 이종목을 934억원(24만주)이나 순매수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2위종목인 SK텔레콤도 264억원(7만주)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1,80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22억원규모를 순매수하고 선물시장에서도 1,500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임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기관이나 일반투자자는 매수 여력이 별로 없어 외국인이 시세를 만들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지난1∼3월의 화두가 정보통신이었다면 현재는 반도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상승에 힘입은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펀드등에 신규자금 유입이 늘고 있는 것도 외국인들의 매수 공세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개인 수익률간 괴리

13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올랐으나 상승종목(323개)보다 하락종목(495개)이 170여개나 더 많았다. 전날 순환매를 형성했던 제약주를 비롯해 중저가주들이 대거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테마군을 형성했던 은행·증권주는 다소 기력을 회복했으나 아직 전체적으로 조정을 보이는 양상.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일부 은행의 감자 가능성등이 제기되고 있고 동남아의 환율이 불안해 금융 테마주가 꺽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주가지수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화로 올라가더라도 일반투자가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거래소와의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야후가 올 상반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기업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전날 미국 나스닥시장이 급등했다. 그러나 국내의 대형 인터넷 기업중에는 상반기에 적자를 낸 기업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코스닥의 수급 구조도 개선되지 않아 코스닥은 지루한 조정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길목 지키기 전략

순환매가 빠르게 이어지는 장세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추격 매수에 나서면 손해보기 십상이다. 제약주가 전날 전반적으로 크게 오르며 순환매가 일었다가 13일에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좋은 예이다.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은 3가지 테마군에 관심을 지속하면서 길목을 지키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첫째 테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외국인이 선호하는 핵심 우량주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적정주가 논란이 있지만 아직 과대평가됐다는 시각은 없으므로 매수에 나설만 하다"고 밝혔다.다만 대형주의 경우 단기에 큰 폭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둘째 관심군은 우량 금융주.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금융주를 중심으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수 있어 최근 조정을 보일 때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특히 증권주의 경우 대우사태에 따른 손실을 지난 결산때 대부분 결손처리해 올해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은 6월 상반기 결산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추정되는 우량주들이다. 정확한 반기 결산 결과는 8월중순께 나오지만 각 증권사가 업종이나 테마별로 실적 정보를 내놓고 있는데 당초 예상치보다 실적이 좋게 나타난 종목을 선취매하라는 것이다.

신흥증권 이필호 애널리스트는 "순환매 장세에서는 뒤따라 가는 추격매수에서는 수익률을 내기 힘들다"며 "우량주를 미리 매수하는 길목 지키기식 투자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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