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새영화]'키스드' 시체와 애절한 사랑 그린 판타지 멜로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시체에 대한 이상 성욕을 소재로 한 '키스드(Kissed)'는 엽기적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절함을 표현하기 위해 소재를 빌려왔을 뿐이라는 느낌이 더 강한 영화다.

어릴 때부터 죽은 동물의 시체에 끌리던 산드라(몰리 파커)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시체에 대한 매혹을 떨치지 못해 장의사 아르바이트를 자처한다. 산드라는 매트(피터 오터브리지)와 사귀면서도 시체와의 사랑에 집착하고 질투심에 빠진 매트는 시체를 흉내내기 시작하며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주인공이 남자였다면 딱 변태 음란영화 혐의를 받았을 이야기지만 캐나다 여성감독 린 스톱케비치는 불가능한 사랑에 집착하며 현실의 사랑을 떠나보내는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한 판타지 멜로의 느낌으로 만들었다.

"네 인격을 시체에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매트의 핀잔에 산드라는 "나는 어떤 경계를 넘는다.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갈 때 사랑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사랑의 절정을 죽음의 순간과 동일시하는 시각은 음미할 하지만 밋밋한 편. 1997년 토론토 필름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캐나다영화상 수상. 18세이상 관람가. 7월1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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