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바로 내생활" 친근감 물씬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27분


“어, 저건 바로 내 상황이야.”

TV 광고를 보면서 바로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광고에 나오는 상품들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 마련.

테크노니 사이버니 요즘처럼 현란하고 비현실적인 광고가 유행하는 때에는 이처럼 ‘생활의 단면(slice of life)’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광고가 오히려 더 가슴에 와닿을 수 있다.

최근 전파를 타기 시작한 칠성사이다 광고. 하루하루 다이어트에 신경을 쓸 것같은 깡마른 몸매의 젊은 여성이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몸에 꽉 끼는 청바지를 입기위해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겨우겨우 입는 데 성공. 단추를 채우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려는 순간, 그만 ‘툭’하고 단추가 떨어지고 만다. 허탈함을 감추기 위해 음료수를 집어든다. 테크노 음악을 배경으로 ‘도리도리 춤’을 추는 군중들을 소재로 했던 지난번 광고에 비해 친근함을 느끼는 층이 더 넓어질 듯.

‘지킬 것은 지킨다’는 컨셉트를 내세우고 있는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도 일상 생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고 있는 젊은 남녀. 귀가시간에 맞춰 대문앞에 도착해 여자 친구를 무사히 들여보내고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남자. 이어 흐르는 ‘지킬 것은 지킨다’는 멘트.

전편에 이어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지하철을 타고가며 대화를 나눈다는 내용을 담은 최근 광고도 맥을 잇고 있다. 앞에 자리가 비어있지만 앉을 생각을 안한다. 카메라는 그 자리가 ‘노약자석’인 것을 비춰주고 자리를 비워둔 채 즐겁게 대화에만 열중하는 두 사람.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없다는 태도. 여기까지만 보면 광고의 목적인 ‘박카스 알리기’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보인다.

“날 물로 보지마”라는 멘트를 유행어로 만든 음료 ‘2% 부족할 때’ 광고. 인기가수 핑클을 등장시켰지만 노래를 부르거나 화려한 무대가 나오는 장면은 없다.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만 나올 뿐. 갈증이 난 한 멤버가 ‘2% 부족할 때’를 찾고 나머지 멤버들은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2% 어딨니? 그거 2%니?”하며 서로 옥신각신 대화를 나눈다는 내용.

어떤 제품일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며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일어난다. 제품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고 있다.

대홍기획 정하양 차장은 “상품을 소비하는 타깃층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것은 광고의 주요 기법 가운데 하나”라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실제 생활에도 놓고 싶은 충동을 느끼도록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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