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들, 민영화 앞둔 한통-한전 집중매수

  • 입력 2000년 6월 8일 20시 04분


외국인들이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한국통신과 한국전력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포철은 외국인 보유한도가 모두 소진돼 사고 싶어도 못사는 실정이다.

증권업계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공공부문 개혁을 정부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공공개혁도 서두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민영화가 완료되면 경영이 개선되고 경쟁력이 강화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게 이들의 판단이다.다만 단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매수추천을 내놓고 있다.

▽한국통신〓외국인들이 5월15일부터 6월8일까지 470만주나 매입해 외국인 한도 소진률이 87%에서 95%로 높아졌다. 여기에는 자회사인 한통프리텔의 한솔엠닷컴 인수협상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는 루머와 이를 바탕으로 향후 IMT-2000 서비스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미됐기 때문.

현재 정부지분율이 59%로 높지만 연말까지 전략적제휴 형태로 15%를 외국기업에 넘기고 11%는 국내에 매각해 33%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1월 두루넷과 신세기통신 지분을 매각(차익 2832억원)한데 이어 이달에는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소를 LG컨소시엄(LG칼텍스정유 미국 텍사코)에 매각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자회사인 파워콤 지분매각. 파워콤은 대규모 광통신망은 물론 광동축혼합(HFC) 방식의 케이블TV망을 보유하고 있어 초고속 인터넷접속망 수요증가에 따른 높은 성장성이 예상된다. 10월에는 한국중공업 지분매각도 예정돼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차장은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한전의 자산매각대금은 4조2000억원, 매각차익은 3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발전자회사를 분리하고 매각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또한 정부가 연료비 수입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중 전기요금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수익성 개선효과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제철〓산업은행 지분(9.84%) 매각 성공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6%를 매각하고 나머지 3.4%도 국내에 매각해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계획. 정부는 민영화절차가 끝나면 외국인소유지분한도(30%)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작년말 이후 외국인보유한도가 모두 소진돼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미국 연기금 펀드를 중심으로 소유한도폐지 요구가 많았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자금시장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투자자들이 국공채 등 무위험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이 증시에도 반영돼 수익성 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겸비한 우량공기업에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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