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도로 장애물투성이 "곡예운전"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47분


지난해 5월 올림픽대로를 주행 중이던 김모씨는 갑자기 도로 위에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려다 인근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앞서 가던 가구운반 차량이 도로 위에 떨어뜨린 의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씨는 도로 관리책임을 물어 곧바로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몇 개월 뒤 190여만원의 치료비를 보상받았다.

최근 서울지역 주요 도로마다 일부 차량들이 떨어뜨린 돌멩이나 폐타이어 널빤지 등 각종 장애물의 수거에 비상이 걸렸다. 도로 위에 떨어진 장애물 때문에 빚어진 사고 당사자들이 시를 상대로 잇따라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도로 위에 떨어진 각종 장애물로 인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 청구건수는 모두 15건. 이 중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8건(청구금액 3억여원)을 제외한 나머지 7건 중 4건에 대해 서울시가 패소판결을 받아 모두 1억여원의 ‘거금’을 물어줬다. 지난해 남부순환도로에서는 운행 중이던 트럭이 도로 위에 떨어져 있던 두부더미에 미끄러지면서 인근 버스정류장을 덮쳐 1명이 사망하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이들 사고의 대부분은 과속운행 중이던 화물차량들이 떨어뜨린 돌멩이, 쇳조각, 폐타이어와 도로표면이 파여 생긴 웅덩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 당국은 이에 따라 올림픽대로, 동 서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의 일제 정비에 나서는 한편 도로순찰대의 점검활동을 강화해 돌출 장애물로 인한 ‘애꿎은 송사’를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별도의 순찰반이 없는 각 구의 경우 도로관리에 특히 만전을 기해 사고로 인한 소송사례가 없도록 촉구했다”면서 “운전자들도 도로 위에 떨어진 장애물을 보는 즉시 관할 구청이나 경찰서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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