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기업 "증시침체로 外資유치 차질"

  • 입력 2000년 5월 31일 20시 00분


코스닥 등록기업인 시스컴은 시설 자금과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4월 중순에 2000만달러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키로 3월말 결의했다.

하지만 최초 이사회 결의 후 두 달이 지났는데도 이 회사는 아직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 뒤로 4차례나 발행 계획을 미뤄 결국 6월말로 연기됐기 때문. 시스컴측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불안으로 투자자들의 납입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첨단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발행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시스컴처럼 해외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증시 침체로 인해 코스닥 기업들이 해외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드림라인도 3000만달러의 해외전환사채 청약일을 당초 5월25일에서 7월3일로 연기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전환가액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발행 일정을 연기한다는게 회사측 설명.

코리아링크는 발행 계획을 아예 취소해버린 경우. 당초 4월중순 5000만달러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으나 발행일이 임박했을 즈음 미국 나스닥이 폭락하고 국내에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바람에 5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가 장세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발행 계획을 백지화해버렸다.

이밖에 골드뱅크도 3월 중순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했으며 와이티씨텔레콤은 한 차례 연기한 뒤 당초 예정보다 한 달이 지난 이달 중순에야 발행 계약을 체결했다.증시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주가하락→발행시장 침체→기업의 자금 사정 악화→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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