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피펜 "모처럼 몸값'…포틀랜드 결승 선착

  • 입력 2000년 5월 17일 14시 04분


남은시간 12.6초.

79-77로 뒤진 포틀랜드 스코트 피펜이 하프라인에서 데이먼 스타우더마이어에게 인바운드 패스를 연결했다. 스타우더 마이어는 코트안으로 들어온 피펜에게 다시 볼을 연결. 왼쪽 3점라인밖에서 몇번 드리블을 하던 피펜이 기습적인 3점슛을 던졌다. 순간 2만여명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됐다.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볼이 깨끗하게 그물을 통과하는 순간 로즈가든은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폭발했다. 80-79 역전.

그러나 유타는 곧바로 재역전 찬스를 잡았다. 존 스탁턴이 포틀랜드 오른쪽 골밑을 파고들자 세명의 수비수가 그에게 달려들었다.스탁턴은 옆에 있던 브라이언 러셀에게 재치있게 패스. 러셀은 지체없이 림을 향해 솟구쳤고 다급한 포트랜드는 데틀레프 슈렘프가 파울로 끊었다.

남은 시간은 3초.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긴장한 러셀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친 것.포틀랜드는 이날의 영웅 피펜이 러셀의 자유투 2구째를 리바운드하는 과정에서 얻은 자유투 2개중 1개를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종 스코어 81대79. 포틀랜드가 유타와의 서부컨퍼런스 준결승을 4승1패로 마무리, 컨퍼런스 결승에 선착하는 순간이었다.

17일(한국시간) 포틀랜드의 홈 로즈가든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라운드 포틀랜드와 유타의 5차전에서 피펜은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23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펄펄 날아 오랜만에 팀 리더로서 체면을 차렸다. 아르비다스 사보니스도 35살의 동갑내기 올덴 폴리니스와의 센터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16득점 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반면 유타는 2년연속 포틀랜드의 벽에 막혀 컨퍼런스 결승진출이 좌절됐다.칼 말론(27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브라이언 러셀(18득점)이 고군분투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특히 막판 자유투 2개를 모두 실수한 러셀은 후유증이 오래갈 것 같다.

그러나 이날 패한 유타선수들 중 가장 아쉬운 선수는 38살의 노장 제프 호나섹(10득점). 이날 경기가 그의 마지막 공식경기이기 때문.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호나섹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홈 델타센터에서 가지려던 계획이 무위로 끝났다. 86-87시즌 피닉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1m93의 슈팅가드 호나섹은 93-94시즌 중 유타로 트레이드되어 6시즌을 보낸후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됐다.이웃집 아저씨같은 외모와 일반학생으로 아이오와 주립대에 진학한 후 농구선수생활을 시작한 특이한 경력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호나섹은 통산 14.5득점 4.9 어시스트 3.4리바운드의 성적을 남겼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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