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K리그]부천, 개막축하 골 "폭죽"

  • 입력 2000년 5월 14일 23시 07분


부천 SK의 ‘숨어있던 골잡이들’이 몰려온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 수원 삼성간 2000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 개막전.

대한화재컵 우승으로 상승세를 탄 부천이 막강 삼성의 얼을 빼며 가볍게 잠재웠다. 경기전 부천은 골잡이 이원식의 결장으로 다소 불안해 보인 반면 수원은 서정원의 올시즌 첫 선발 출장에다 고종수 박건하의 가세로 오랜만에 강팀의 면모.

하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부천의 일방적 우세. 막강한 수비와 미드필드의 부천이 짧고 정확한 패스로 수원의 엉성한 오프사이드작전을 농락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명성에 비해 활약이 빈약했던 부천의 골잡이들이 펄펄 날며 수원의 수비망을 뚫었다.

개막전 첫 골의 주인공은 지난해 신인왕 출신 이성재. 대한화재컵에서 1득점으로 부진했던 이성재는 전반 17분 골키퍼 이용발의 롱킥을 넘겨받아 상대 골키퍼 김대환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이어 14분 뒤에는 윤정춘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가로챈뒤 단독 드리블에 이은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특히 전반 41분에는 이성재가 얻어낸 패널티킥을 골키퍼 이용발이 침착하게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이용발의 골은 98년 10월 24일 울산-포항전에서 울산의 김병지가 헤딩골을 성공시킨 이후 국내프로축구사상 ‘골키퍼 골’로는 두 번째. 또한 이용발은 첫번째 이성재의 골에 도움을 기록, 89년 조병득(당시 포항)이후 2번째로 ‘골키퍼 도움’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들어서는 올 시즌 9경기 무득점 행진을 펼치던 곽경근이 시즌 첫골을 터뜨리며 득점에 가세했고 경기종료직전에는 대한화재컵 도움왕 전경준이 곽경근의 도움으로 5번째 골문을 열었다.

대한화재컵 몰락이후 “K리그에서 두고보자”며 큰 소리쳤던 수원은 후반 36분 비탈리의 골로 0패를 모면하는 데 그쳤다.

부천은 이날 승리로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98년 K리그 개막전 ‘1-5 패’의 수모를 앙갚음했다.

한편 울산 경기에서는 정정수가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래는 등 이날 열린 5개 구장에서 모두 원정팀이 홈팀을 울리고 승전고를 울렸다.

<김상호기자·수원〓배극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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