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연인산-축령산 철쭉 제철

  • 입력 2000년 5월 12일 10시 48분


산허리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진분홍 철쭉꽃. 산 정상에 서면 눈을 어디로 돌려도 그 꽃을 피할 수 없을 만큼 온통 철쭉꽃 세상이 펼쳐져 있다. 평지에서는 이미 피었다가 져가고 있는 시기지만 높고 깊은 산에는 이제야 제철을 맞아 피어나고 있다.

수도권 주변에서는 경기 가평군 연인산(1068m)과 남양주시 축령산(879m)의 철쭉꽃이 가장 화려하다는 말을 듣는다.

연인산은 지도에도 표시돼 있지 않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산. 그동안 산 이름도 없다가 2년 전 가평군 지명위원회가 ‘연인(戀人)들의 사랑과 소망이 이뤄지는 산’이라는 뜻을 담아 ‘연인산’으로 이름을 붙였다.

연인산의 철쭉꽃은 산허리를 휘감으며 수백만평 규모로 피어 있어 소백산 지리산 한라산 못지않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길을 따라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허리춤에 찰 정도의 철쭉꽃이 계속 시야에 묻어난다. 철쭉만이 아니라 붉은 보라색 얼레지꽃도 상큼하게 피어 있다.

가평군은 13, 14일 이틀 동안 연인산 철쭉제를 연다. 14일 연인산 정상에서는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철쭉제 고사를 지내고 가평잣막걸리, 좁쌀막걸리 시음회와 과자 시식회 등을 연다.

연인산 정상에 이르는 코스는 △마일리∼우정고개∼우정능선∼정상(5.7㎞·3시간) △승안리∼산림도로∼연인능선∼정상(12.5㎞·4시간) △승안리∼청풍능선∼장수능선∼정상(10.8㎞·4시간) △백둔리∼장수고개∼장수능선∼정상(5.8㎞·2시간40분) △백둔리∼백둔자연학교∼깊은능선∼정상(3.7㎞·2시간) 등 5개 정도.

이 중 등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백둔리에서 깊은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라갔다가 장수능선으로 내려오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가평군은 14일 노약자를 위해 백둔리와 장수고개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승안리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힘이 들기는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은 용추구곡이 있어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등산에 자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

백둔리는 37번 국도로 가평까지 가서 363번 지방도를 타고 북면 목동리를 거쳐서 간다. 군에서 5곳에 무료 임시주차장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서울 상봉시외버스터미널과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거나 성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평읍으로 가면 된다. 가평읍에서 백둔리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 4번(첫차 오전 9시20분, 막차 오후 5시반)밖에 없는 게 흠. 문의 가평군 문화관광과 0356-582-0088

남양주시 축령산의 철쭉도 유명하다. 수동면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독수리바위∼남이바위∼철쭉동산∼축령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반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소요시간은 1시간 반 정도.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마석에서 좌회전해 362번 지방도를 타면 축령산 휴양림을 알리는 입간판이 나온다. 0346-592-0681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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