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먹구름' 여전…당분간 조정국면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종합주가지수가 나흘 만에 반등세로 돌아서 720선을 훌쩍 넘었다. 현대그룹 파장으로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직 여진이 가시지 않았다는 의견도 강해 향후 장세 전망은 엇갈린다. 이날의 상승 기조가 유지될지, 또 현대투신 문제가 완전한 해결 국면으로 들어갔는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서지 않은 모습이다.

▽지수 7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까〓전날 지수가 급등세로 돌아선 것은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진데다 현대 파문이 수습될 기미를 엿보였기 때문. 미국 나스닥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투자 심리 호전에 보탬이 됐다. 주가지수 700선이 투자 심리상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지수 급반등에 한몫했다.

문제는 앞으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현대그룹주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 시각도〓현대그룹 주가가 일시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유보적이다. 과대 낙폭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조조정 차질 등으로 현대투신 파문이 다시 불거지면 시장은 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기관투자가들은 현대그룹 주식 보유 비중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시로 물량을 내던지고 있고 기관과 외국인들은 현대그룹 일부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넣은 상태지만 당분간 추가로 주식을 편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

▽수급 불안 등 불투명한 여건〓그동안 문제됐던 수급 불안감도 여전한 상태. 여기다 낙관적이었던 실물경기도 불안한 시그널을 보이고 있어 투자 분위기를 어둡게 한다. 경상수지 문제가 실물경기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앞으로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적자금 투입 등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중인 한국투자 대한투자가 기관투자가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신규 자금이 들어와야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양 투신사에 ‘새 돈’이 들어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 투자로 재미를 보기는 어려운 장이 될 것이라고 분석. 유병득(柳炳得) 삼성투신운용 이사는 “우량 전통 산업 주가는 이미 바닥을 친 상태지만 시장이 너무 냉각돼 있어 실적과 무관하게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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