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160 붕괴,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 입력 2000년 4월 27일 15시 52분


'코스닥지수 160선 붕괴,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27일 코스닥지수가 8.68포인트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160선이 붕괴돼 투자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치열한 공방속에서도 160선을 굳건하게 지켜내 "이제야 가격조정이 끝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장후반 쏟아져 나온 매물을 견디지 못한 채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코스닥지수가 150대에서 종가를 형성하기는 작년 10월6일(159.77)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날 코스닥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이날의 코스닥지수 붕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현상으로 거래소시장이 무너지는 데 따른 '과매도'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또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로 인해 미국증시가 출렁거릴 가능성이 다분한 것도 매도심리를 부추기는 등 다분히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를 크게 떨어뜨린 외국인 투자자 이탈 및 금융권 구조조정 등의 충격파는 코스닥시장과는 이제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들 충격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을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투신권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13억원과 95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거래소시장이 추가 급락하지 않는 한 160선은 곧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5일 전날(24일)의 나스닥지수 폭락(4% 이상 급락)에도 불구하고 0.85%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치는 등 160선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해온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또한 앞서 조정을 거친 인터넷 등 벤처 관련 종목들에 대해 저점 매수가 활발하게 이는 것도 160선 언저리가 강한 하방 경직성을 갖고 있다는 주장의 배경이다.

대신증권의 장철원 차장은 "기관과 외국인들이 물량을 상당부분 털어냈고 신규 유입물량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수급불일치에 따른 부담은 크게 줄었다"며 "현재의 코스닥지수는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장 차장은 성급한 매수는 자제해야 하지만 최근의 지수 추세가 비정상적인 '과매도권'인 만큼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실적호전주를 눈여겨 봐야한다며 시공테크와 SBS 유니와이즈테크놀로지 등을 추천했다.

일은증권의 김선조 대리도 이날의 코스닥지수 하락 원인을 거래소의 수급불균형에서 찾고 있다. 김 대리는 특히 오후장들어 코스닥지수가 일시적으로 밀린데 대해 '주말 징크스'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말 징크스는 장이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앞둔 금요일 저녁, 미국증시가 어떻게 움직일 지 모르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 매물을 정리, 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27일은 목요일임에도 다음주 월요일이 '근로자의 날'이어서 토-일-월 3일간 장이 쉬는 데다, 특히 이날 저녁(미국시간 27일 오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발표되기 때문에 미국증시가 출렁일 수 있는 점을 감안, 하루 앞서 매물을 던진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김 대리는 단기적으로는 28일 금요일 장 막판이나, 다음주 첫 거래일인 화요일 오전이 매수타임이 될 수 있다며, 로커스 장미디어 사이버텍홀딩스 등 급반등 때 선도에 서는 대장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증권 투자전략팀의 전형범 연구원은 거래소시장에서 나타난 외국인들의 이탈현상이 코스닥시장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심리적 지지선인 160이 무너졌지만 다행히 거래량이 많지 않아 반등의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27일 밤 미국의 GDP 성장률이 시장의 전망보다 높게 나와 나스닥지수가 하락할 경우 코스닥지수도 하락하겠지만 145선 밑으로는 내려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전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수급개선이 전제돼야 하는데,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기관들도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등 주체세력이 없어 기술적 반등이 상승세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성급한 매매는 자제하되, 1·4분기 영업실적이 호전된 종목 중 최근 낙폭이 큰 반도체 장비 및 부품제조업체와 인터넷 네트워크 업체들의 종목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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