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쇼핑]심야 쇼핑 데이트 "사이버 몰 어때요"

  • 입력 2000년 4월 20일 21시 39분


“이제 주말에 쇼핑 안가요. 잠들기 전에 남편이랑 쇼핑몰 클릭해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D회계법인 직원 김정아(32)씨. 올들어 남편과의 말다툼이 한결 줄었다. 모처럼의 주말, 미적미적 운전대를 잡고 따라나서지만 벅적거리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카트를 끌며 끊임없이 불퉁거리던 남편(34)과 화해의 길이 열린 것. ‘심야 인터넷 쇼핑 데이트’라는 해결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와 회사일에 쫓기는 독신 남녀들에게 인터넷 쇼핑몰이 가져다준 자유. 최근에는 삼성몰처럼 주말이나 심야시간대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업체가 생겨 더욱 편리해졌다. ‘24시간 쇼핑시대’의 심야시간대에 누가 어떤 물건들을 쇼핑몰에서 구입할까.

<맞벌이 신세대고객 증가세>

▽야간 쇼핑의 고객은 누구〓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의 야간시간대 매출은 총매출의 17%, 신세계 백화점이 운영하는 신세계 사이버몰(www.cybermall.co.kr)은 9%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야간쇼핑 고객이 가장 많은 곳은 아파트 밀집지역. 신세계 사이버몰팀 마케팅담당 김은정대리는 “서울의 경우 강남의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가장 많은 고객이 야간 시간대에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39쇼핑의 동영상 인터넷쇼핑몰 i39(www.i39.co.kr)의 경우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의 86%가 20, 30대. 대부분 쇼핑몰의 고객 가운데 여성은 전체의 30%정도지만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초저녁에서 자정까지는 여성고객, 자정 이후에는 남성 고객 비중이 높다.

<고가 전자제품 인기>

▽야간 인기상품〓고가 제품을 많이 취급하는 i39의 경우 심야시간대 히트상품 1위는 소니 액정핸디캠(68만9000원), 2위는 세진 스완체리 고주파 침대(29만9000원) 등. 이 쇼핑몰 관계자는 “고가 가전제품, 가구 등 ‘덩치’ 큰 물건들이 심야 시간대에 잘 팔리는 것은 부부가 상의해 상품 구입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세대 맞벌이 부부들의 유아용품 구입도 심야시간대에 많이 이뤄진다. 한솔CS클럽(www.csclub.com)의 인기상품으로는 분유, 이유식(1만1000∼1만2000원)과 기저귀, 티슈(4500∼7만원)등 화장지류, 아동용 목욕위생용품(1050원∼14만2000원)등이 꼽힌다.

꽃바구니와 선물용품도 인기가 높다. 미혼 남녀들이 연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상품을 야간에 주로 주문하기 때문. 인터파크(www.interpark.com)의 야간주문 상품중 인기순위 1위는 안개꽃 바구니(3만∼8만원대). 롯데인터넷백화점(lotte.shopping.co.kr)의 인기상품인 랄프 로렌 애프터 쉐이브(125㎖, 3만800원)와 크라운 모카케이크와 축하카드(2만원)같은 제품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몰은 심야시간대에 여행상품 판매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제주도 여행패키지(19만5000원, 23만4000원 두종류)와 외도, 해금강 여행(6만3000원)이 최근 잘나가는 여행 상품들. 부부가 함께 여행계획을 세우고 ‘견적’을 뽑아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반영됐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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