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캘럭시 퀘스트'/'스타트렉' 패러디…시종일관 웃겨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6분


‘갤럭시 퀘스트(Galaxy Quest)’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가족용 SF액션 영화다. 결말이 다소 뻔하고 전개가 상투적이어도 시종일관 웃으며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미국의 인기 TV시리즈였던 ‘스타 트렉’을 둘러싼 컬트 현상을 패러디했다.

시리즈가 끝났어도 대사를 줄줄 외우고 주인공의 싸인을 받고 싶어하는 ‘스타 트렉’의 열성 팬들처럼, 이 영화에서는 20년 전 막을 내린 TV시리즈 ‘은하방위대’의 팬들이 드라마 속 제복을 입은 대원들에게 싸인을 받으러 몰려들고, 드라마에 나온 우주선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탐구’하는데 빠져든다. 이 열성 팬들 사이에 ‘은하방위대’를 실제 있었던 일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착각한 외계인들이 끼어 있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유머를 자아내는 기본 장치.

▼외계인도 순하고 바보같아▼

순하고 바보같은 외계인들은 TV 속 우주선을 그대로 본뜬 실제 우주선을 만든 뒤 TV드라마에서 사령관 역을 맡있던 배우 제이슨(팀 알렌 분)을 찾아가 적과 싸워달라고 요청한다. 졸지에 드라마 속의 일을 현실로 맞게 된 배우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를 닮아가는 좌충우돌 실수담이 코믹하다. 미국의 인기 코미디언 팀 알렌 뿐아니라 늘 냉정하고 이지적인 역할을 맡아오다 이 영화에서는 멍청한 통신장교 역을 맡은 시고니 위버 등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흥미롭다.

▼시고니 위버가 멍청한 장교役▼

더 우스운 상황은 드라마를 모방한 실제의 우스꽝스러움을 통해 TV드라마가 얼마나 바보같은지를 보여주는 장면들. 예컨대 주인공들은 대형 압착장치가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퍼즐 미로를 목숨 걸고 지나야 하는데, 이 장치가 우주선 안에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외계인들이 TV드라마와 똑같이 만들었기 때문. 주인공들은 이 곳을 지나며 “이 시리즈 대본을 쓴 작가가 누구야”라며 투덜댄다. 또 온갖 황당한 사건들 끝에 우주선이 폭발의 위기에 처하지만 곧 터질 듯 깜빡거리던 타이머는 딱 1초를 남겨두고 멈춰선다. 왜? TV드라마에서 그랬으니까….

▼초록 꼬마괴물등 그래픽 볼만▼

특수효과 분야에서 독보적인 ‘ILM’팀이 만들어낸 바위 괴물과 초록 꼬마괴물 등 매끈한 컴퓨터그래픽도 볼 만하다. 감독 딘 패리섯. ‘전체연령 관람가’ 등급이지만 중학생 이하의 어린이라면 TV와 실제를 오가는 구성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듯. 29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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