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퀴즈퀴즈'/"나의 분신을 '귀족'으로"

  • 입력 2000년 4월 16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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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렸던 TV 퀴즈 프로그램 ‘트웬티 원(21)’을 소재로 한 영화 ‘퀴즈쇼’. 대학교수 출연자를 스타로 만들어 상품성을 극대화시키는 미디어의 비윤리적 상업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퀴즈쇼의 승리자는 천문학적인 상금 뿐 아니라 미디어에 의해 ‘지적인 우상’으로 숭앙받으며 스타로 떠오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상술(商術)임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방송된 ABC방송의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는 최고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을 걸어 미국 전역에 다시 한번 퀴즈게임 열풍을 몰고 왔다. 보통사람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하며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퀴즈쇼는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퀴즈쇼를 TV에서 인터넷으로 옮겨 대상을 일반인에게로 대폭 확대한 것이 인터넷 퀴즈게임이다.

▼'다마고치'같은 성장형 게임▼

네트워크 게임 ‘퀴즈퀴즈’(www.quizquiz.com)는 퀴즈를 맞춰 가는 성취감과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쇼비즈니스 같은 디자인을 가미한 게임 상품이다. 게이머가 기존 네트워크 게임에서는 이름이나 ID를 사용하는 것에 불과했다면, 이 게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이 우선 특이하다.

게이머들은 퀴즈를 맞힌 점수에 따라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선택하고 조합한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다마고치’처럼 일종의 ‘성장형 게임’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의 분신(分身)인 캐릭터를 아름답고 화려하게 디자인해 나가는 경쟁을 벌인다. 퀴즈를 통한 지적인 계습 차별화가 눈으로 확인되는 것이다.

▼대리만족 통해 카타르시스 느껴▼

또한 기존 퀴즈쇼가 고정된 형태로 진행되는 반면, 인터넷 게임은 참가자들에게 게임 방법에 따라 다양한 층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 남자 셋, 여자 셋이 참여해 짝짓기를 통해 팀을 구성한 뒤 ‘행운의 스튜디오’식으로 퀴즈를 함께 푸는 ‘러브러브 퀴즈’는 가장 인기있는 장르다. 팀을 이룬 게임 참여자들은 문제를 풀며 ‘채팅’도 할 수 있다. 채팅을 통해 게이머들이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는 이 게임은 단순한 퀴즈쇼를 넘어 다양한 사이버 커뮤니티(Community)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의 다채로운 매트릭스의 결합가능성을 개발하고, 이를 가상모델화하는 섬세함이 ‘퀴즈퀴즈’를 돋보이는 사이버 퀴즈쇼로 특화시키고 있다.

한창완(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게임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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