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진갑용-김동수 ‘즐거운’ 안방싸움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승패는 내 머리와 어깨에 달려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 그러나 투수를 리드하는 건 포수다. 투수가 잘 던지고 못 던지고 하는 것은 다 포수가 하기 나름이다.

올 최고의 ‘안방마님’은 과연 누가 될까. 한마디로 삼성 집안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7월말 투수 이상훈과 현금 7억원을 주고 두산에서 진갑용을 긴급 수혈했다.

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동수가 자유계약선수로 나오자 무려 11억7500만원(이적료 3억7500만원, 3년 계약 연봉 8억원)을 지불하고 영입했다. 김동수는 골든글로브 6회 수상이 말해주듯이 프로야구의 ‘대표 포수’.

김영진 정회열 김지훈 등이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삼성이 전 후기 통합을 제외하고 우승을 일궈내지 못한 이유가 바로 특급 포수 부족이었다는 지적에 따른 수혈이었다.

포지션 중복으로 무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주위의 우려를 깨고 이들은 나란히 팀의 승리를 책임지고 있다. 1차전에서 SK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내리 5연승. 특히 2차전에서 김동수는 3년차 투수 김진웅을 유연하게 리드, 시즌 첫 무사사구 완봉승의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자신도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상대적으로 위기에 처한 진갑용도 11일 수원 현대전에서 두번째 등판한 노장진이 막강 현대타선을 요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동수와 진갑용은 11일 현재 팀이 소화한 6경기 중 둘이 한경기에서 합작한 것을 포함해 나란히 4경기씩 나왔다.

이들을 똑같이 내부경쟁을 시켜 시너지효과를 얻겠다는 김용희감독의 계산이 엿보이는 대목.

최고의 ‘안방마님’을 노리는 또 다른 포수는 전 쌍방울에서 현대로 옷을 갈아입은 뒤 3시즌째를 맞이하는 박경완. 지난 시즌 양쪽 아킬레스건과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고전했던 그는 올 시즌에는 팔꿈치 통증만 약간 남아 있어 화려한 부활이 예상된다. 이밖에 김동수의 이적으로 완전히 주전자리를 꿰찬 LG의 조인성과 두산의 지난 시즌 신인왕 홍성흔,군에서 제대한 이도형도 잔뜩 벼르고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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